[중략]
"여자들은 항상 그런 작자들에게 이끌리게 마련이지."
"무슨 이유죠?"
"여자들은 아마도 우리가 보지 못하는 그 무엇을 보는 게지."
"그게 무얼까요?"
"그건 위험이지. (……) 누구나 자기들의 생활에 흥분을 불러일으켜 줄 약간의 위험을 원한다네. 나는 이것만은 확신할 수 있어. 인간이란 본능적으로 지나친 안전을 싫어한다는 것을 말일세. 남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위험을 추구하지만 여자들은 대개 성적인 측면으로 자신들의 위험에 대한 추구를 국한시킨다네. 그것은 아마도 여자들은 발톱을 감추고 있는 호랑이―즉, 변덕스러운 봄날씨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암시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일 걸세. 선량하고 친절한 남편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친구들, 여자들은 그런 작자들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네."
- 애거서 크리스티의 <커튼> 중에서
'누구나 자기들의 생활에 흥분을 불러일으켜 줄 약간의 위험을 원한다'는 구절이 우리의 마음을 슬며시 꿰뚫는 것 같지 않습니까? '인간이란 본능적으로 지나친 안전을 싫어한다'는 말도 눈길을 오래 잡아끄는군요. 변화와 일탈의 욕망이 없는 인간에 대한 간접적인 조롱의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통해 '약간의 위험'에 빠져들기를 원하는가요? 그리고 어떻게 그 위험으로부터 빠져 나오려고 궁리를 하고 있는가요? 삶이 이게 아닌데, 아닌데, 하고 회의하는 자만이 위험한 생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삶 자체가 위험에 처했다고 판단될 때에는 다시금 안전한 쪽을 바라보는 게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생이지요. 생이란, 위험과 안전 사이의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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