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에 접어든 딸아이가 유치원 버스를 타기위해 내려간 동생을 배웅하고 싶다며 부랴부랴 저를 따라 나섰습니다. 해맑은 모습으로 15층 아이들은 13층 아줌마를 따라 내려왔고 오늘도 정겨운 광경이 변함없이 펼쳐지고 있을무렵 19층에 사는 가냘프고 예쁘장한 아이가 지나가는 아이들 틈에 힘없이 넘어졌습니다. 순간, 도저히 예상못한 울음소리와 함께 대일밴드 붙여주라는 말은 모든이의 시선을 붙드는데 충분했습니다. 곧 떠날 유치원 버스와 집에 있을 대일밴드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엄마의 모습은 안중에도 없는듯 가냘픈 그 아이는 막무가내 대일밴드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대일밴드를 붙여주기 전에는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는 완강한 자기표현 이였습니다. 상황판단력이 우수한 13층 아줌마가 만사 해결책인 1층으로 달려가 대일밴드 하나를 구해와 19층 아이에게 붙여 줌으로써 유치원버스는 어제와 같은 모습으로 떠났습니다. .. 엘리베이터 입구.. 13층 아줌마의 시선이 우리딸아이 발을 향하였습니다. 그리고 "짝신발이다" 또한번의 시선집중.. 우리딸아이는 색깔이 비슷한 샌달이 두개가 있는데 바지에 어울린 스포티한 샌달과 스커트에 어울린 큐빅박힌 샌달을 각기 따로 신고 있었습니다. 동생가는 모습 보자고 제신발 제대로 못본 누나의 애정을 웃음거리 삼기엔 좀 비열하다 싶지만 나오는 웃음 또한 막을길 없어 박장대소 하고 말았습니다.
엘리베이터 안.. 13층 아줌마의 세살된 아들이 원피스를 즐겨입고 비교적 늘씬한 몸매을 유지한 20층 아줌마의 가슴 한중앙에 아이의 주먹만한 장난감 자동차를 대더니 몸가운데 부분이 고속도로로 생각되었든지 빠른 속도로 운전하고 내려오는 시간은 그야말로 찰라였습니다. "어머" 또한번의 시선집중.. "나 좋아하니" 라는 센스있는 20층 아줌마의 말에 세살배기 13층 아들은 눈을 지그시 감더니 크게 고개를 두번 끄덕입니다. 마치 엄마가 아빠에게 애정을 확인하는 물음에 아빠가 엄마에게 보내는 눈빛과 제스츄어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대본없이, 조건없이 주는 코미디에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또한번 큰소리내어 웃고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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