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픈 생각이 드는 나날입니다. 요즘 들어서 더욱...
결혼 6년차. 맞벌이를 하고 4세된 딸아이가 있죠.
솔직히 친정은 오빠 언니 형부들 모두 명문대 (표현이 좀그런가요) 대학원까지 직업도 대기업, 고급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지요.
전 막내고, 그냥 오빠 언니 보다는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고,
그럭저럭 서울에서 대학 나와서 회사를 다니다가 우연히 지금의
신랑을 만났지요. 일단 외모에서 이상형이어서 끌렸고, 솔직히
내게 하는 거짓말인걸 알면서도 믿어주고 했었죠. 심지어 학벌까지도...
정말, 부모님 반대 무릅쓰고 결혼했어요. 물론 부모님까지도
잘 모르시는 부분도 많았죠.
솔직히, 결혼 직후 신랑은 imf 라서 잘 다니던 직장도 잃고
약 2년간 직업 없이 방황을 했었죠.
전 그래서 결혼후 부터 지금까지 거의 쉼없이 회사생활을 했어요. 그런 부분때문에 시댁에선 저에게 심하게 한마디 할 수 없었고, 그리고, 심성 착하고 남에게 상처 줄 줄 모르는 신랑에게
위안 받으며 이렇게 살아왔죠.
사실 시댁은 시골이라서 행사외에는 갈일이 많지 않았고, 제가 회사를 다니니 배려해 주셔서 강요도 하지 않으셨죠. 친정 근처에 집이 있어 (언니, 오빠네도) 김치나 반찬,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어왔죠. 지금까지도 그런데, 몇 달전부터 친정에 가면 모두 거실에서 과일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집에 왔는데, 우리 신랑은 작은 방에 틀어박혀 혼자 tv 만 보고 조금 있다가 집에 가자고 해서 바로 왔죠. 그런데 이렇게 한게 벌써 꽤 오래 된 듯 하더군요.
알고 봤더니, 우리 신랑은 2남 5녀 (시누이가 많은것도 반대요인) 신랑이 우리 친정가면 기죽는다고 누나에게 이야기 했더니, 아예 먼곳으로 이사 가라고 했다더군요. 그 이사 이야기를 몇달전에 꺼낸 적이 있었는데, 회사 문제도 있고 아기 유치원 문제도 있어서 - 그리고 무엇보다 육아나 김치등 친정 도움없이는 저도 맞벌이가 쉽지 않거든요 - 경제적으로나 여건이 안된다고 했는데, 전 누나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 한것이 기가 막혔어요.
6번째인 신랑은 누나 말이면 껌뻑 죽는데 ~~
솔직히, 오빠 형부들 절대 남 상처줄 말 못하고 그런 이야기는 꺼낼 여유도 없어요. 같이 뉴스나 스포츠 보면서 이야기 하다
집에 가는 분위기 인데~~~
갑갑해요. 정말 이사라도 가면, 전 친정은 가보지도 못하는 곳이
될 것이 뻔하거든요.
나도 이렇게 이야기 했죠. 그럼 나도 시댁모임(주로 시누생일과 고모부 생일에 거의 모임 -한달에 한번정도)에 가서 입 꾹 다물고 작은 방에서 컴터나 하다 아무말도 안하고 집에 가겠다고
(사실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그렇게 이야기 한게 그제인데,
전같으면 제 성격상 침묵과 갈등을 싫어해서 먼저 이야기하고
잘잘못을 가리자고 하는데 이번에 정말 할말이 없어서 그냥 이러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오늘이 3일째...
지금은 둘째 임신중 20주 ~~ 인데, 늘 늦게 들어오는 신랑때문에 육아, 가사, 모두 제일인데 ~~ 참 야속하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속상합니다.
그냥 푸념이예요... 비가 그쳐 세상이 깨끗하고 밝은데
나만 이렇게 우울해서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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