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결혼생활.... 남편 무지 자상합니다. 내가 밥할 때 청소기 돌리고, 애들과 걸레질하고(문틈까지 싹싹) 내가 설겆이 할 때 애들 씻기고.... 과일 가져가면 같이 먹고 그리고 함께 운동나가고... 정말이지 아주 나에게 잘합니다. 잠자다가 아이고 다리야...내가 한숨처럼 나도 모르게 한마디 하면 갑자기 이불을 훌떡 걷어치우고 씩씩하게 다리를 주무릅니다. 애들 손발톱은 물론 내손발톱까지 깍아줍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잘하는거... 내가 '자기야...' 아무리 사소한 일로 불러도 '왜' 하며 얼른 달려옵니다. 세탁기 돌리다 내가 먼저 잠들면 빨래도 널고, 마트 갔다 오면 의례히 자기가 다 정리하고 우리가 잘 안먹는 음식도 버리기 아깝다 싶은 것은 마구마구 먹어치우고... 한마디로 마당쇠지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남편이 사회적으로 나보다 한참 능력이 없다는거... 제가 아주 능력이 있는 사람은 절대 아닌데요. (정확히 제수입의 절반밖에 못법니다.) 처음부터 그런거 알고 시작했으니까 저 역시 남편이 나보다 못번다고 한번도 싫은 내색 해본적도 없구요. 남편은 저보다 잘난 마누라 모시고 산다 생각하는지 별탈없이 집안 잘돌아갑니다. 저도 남편이 남자라는 의식보다는 그냥 우리집에서 늘 그렇게 일을 같이 해왔으니 당연하게 보여집니다.
님의 시댁식구나 남편분이 생각하기에 왠지 님도 그렇게 마구 부려먹어도(? 죄성합니다...) 될다는 느낌이 드는 조건이 있는 건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해보세요. 저로서는 누구에게 그런 대접(밥차려라, 치워라...등)을 받아보질 않아서 왠지 그런 생각이 드네요.
님의 어떤 부분이 모자른다는 말보다는 시댁이 아주 부유하거나 남편이 능력이 탁월하거나...그런 이유로 아마 님을 그렇게 대하는 거라면 님은 둘중 하나는 포기하면 편할거 같습니다.
능력있고...자상하고.... 두가지 모두 겸비한 사람은 정말 드문것 같더군요. 물론 둘다 겸비한 사람은 정말 '복있는 사람' 이겠지요...
물론 저의 경우는 능력보다 자상함과 친절함을 선택한 경우지요.
님...너무 우울해 하지 마시고 님이 선택한 남편의 좋은 면을 생각하시길... 저같은 사람 보고 위로 얻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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