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아무것두 아니겠지 하면서 지나치고 싶은데 맘의 정리가 안되서 투덜거려봅니다.
울 신랑때문에요..
울신랑을 말하자면.....
성격이 아무하고나 잘 어울리고 사람 기분도 잘 살려주고 인상 한번 먼저 찌푸리는 일 없이 그야말로 털털털털한 성격이거등요..
그래서 누구나 울 신랑하고 한번 어울린 사람은 참 괜찮은 사람이다 하면서 다들 좋아해요...
저는 항상 울 신랑 그 장점이 바로 단점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 주면서 남자는 그렇다쳐도 아무 여자앞에서는 그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해요...괜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까바서요...
(예를 들어 작년에 아직 장가 못간 자기 친구를 소개 시켜 줄려고 어느 아가씨를 만났는데 오히려 하는말이 그 아가씨는 울 신랑이 더 좋다고 하더래요..)
근데 조금 문제가 생겼네요....
제가 괜한 오바 반응인지 모르겠는데 여러 님들의 조언을 좀 구하고자 해요...
울 신랑은 테니스 메니아거등요..
비가 오지 않는 이상은 만사를 제쳐 놓고도 공치러 쫒아 가지요..심지어 누군가는 저보고 테니스 과부라고 할 정도네요
운동 좋아하는 신랑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사람 미치게 만드는거 이해하시죠?
저두 걸핏하면 공치러 가는 신랑이 그리 곱지는 않지요..
하지만 술먹고 노름하는것도 아니고 자기 건강과 취미생활하는건데 내가 넘 이러면 안되지하고 맘을 추스렸건만 또다른 문제가 사람 심기를 건드리네요.
울 신랑 다니는 테니스장을 부부코치가 운영을 하고 있거등요
나이가 삼십대 중반정도 됐는데 아직 아이도 없고 둘이 열씨미 하는덕에 회원들도 엄청 만아요...
저희 신랑 직원들은 거의 다 그곳만 갈 정도로...
저는 평소에도 이 여자 코치가 영 맘에 안들었는데 어제는 울 신랑한테 사과를 한보따리 봉지에 담아 보냈네요...
근데 맘이 괜히 이상한거 있죠?
신랑이 사과를 한가득 갖고 현관에 들어서길래
"왠 사과?"
"누가 줬어....."
"누가?
"......."
"누가 줬냐구?"
"왜?"
"요즘 사과가 얼마나 비싼데 이케나 주니 누군가해서?"
"걍 테니스장에서 가져왔어"
"테니스장 누구?"
"........."
"왜 말을 안해?"
"테니스장에서 줬다구"
"누구? 여자코치가?"
".....응"
"자기 여자코치한테 이쁘게 보였나봐?"
"나 원래 그 사람이랑 친하잔아....."
대화내용이 여기까지 끝나고 저는 소파에 가만 앉아 있었더니 신랑이 이리저리 제 눈치를 살피며 이런말 저런말로 화제를 돌리려고 애써는게 역력하더군요...
애들도 더 데리고 놀려고 하고...
쉽게 쉽게 생각해보면 물론 가볍게 좋은뜻으로 줬을수도 있겠죠..
요즘 애들두 어느정도 커고 해서 울 신랑 공치러 갈때 둘다 데리고 가거등요...
그동안 저는 나름대로 제 시간도 좀 가져서 좋구요...
그래서 애들이 가면 여자코치가 울 애들한테도 무척 잘 해 준다고 하네요.그것까진 고마운데...
근데 그 많은 사람들 속에 왜 하필 울 신랑한테 그 사과를 줬을까하는 의문이 자꾸 드네요...
그날은 울 신랑 직원들도 많았는데...
까득이나 평소에 울 신랑한테 까부락 거리는게 눈에 거슬렸는데 어제오늘은 정말 별의별 생각 다 드네요.....
오늘 가만 생각해보니 애들 자전거 태워 준다면서 테니스장 가서 실컷 놀다 오는거 하며, 비가 오는 날도 괜히 한번 들리는 일 하며, 테니스 용품 살 일 있어도 꼭 그 테니스장 가는거 하며, 뭐 놔두고 왔다면서 담날 가도 될껄 다시 가는거 하며, 그동안 봐 왔던 모든게 이상하게 다가오네요...
저는 저의 신랑을 믿고 싶은데 사과 봉지 하나에 제 눈치 살피는 신랑 행동이 넘 이상해서요
하루종일 혼자 열이 올랐다 내렸다하면서 맘이 가라 앉지를 않은체 자꾸만 안 좋은 쪽으로만 생각이 다다르네요.....
원체 여자코치가 회원들한테 여시같이 구는게 평소부터 곱살스럽게 보이질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상황을 어떻게 정리할까 싶네요.....
혼자서는 "에이~~ 아무일 아니걸 괜히 머리 썩고 있네" 하다가도 어제 신랑이 "나 원래 00씨랑 친하잔아"라는 소리가 머릿속에 자꾸만 맴돌고 냉장고에 봉지채 들어 있는 사과가 왜그리 밉살스러운지......
생각 같아서 봉지체 갖다 버리고 싶기도 하고
아님 아침마다 갈아서 이거 00씨가 준 사과야 하면서 울 신랑만 먹여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런경우 어떻게 해야 현명하게 대처하는걸까요?
걍 신랑만 믿고 지켜 보는 수 밖에 없을까요?
이런 제 자신이 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
괜히 머리만 복잡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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