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5.18 이었네요.
그냥 일요일이란 생각밖에 없었어요.
토요일에는 남편과 딸, 이렇게 셋이서 에버랜드에 놀러가서 신나게 놀았지요.
오랜만의 외출로 너무 즐거웠구요.
그리고, 5.18, 어제였네요.
5월이 들어서면,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 있었는데, 5.18 이었던것 같아요.
대학에 들어가서 처음 알았던 광주사태...
충격이었지요.
내가 사는 나라에 그런일이 있었다는게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점점 무뎌져 갔습니다.
시간도 많이 흘렀구요...
광주사태가 난지 벌써 20년이 지났잖아요...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시간은 환각제인것 같습니다.
있었던 일도 없었던듯...시간속에 그냥 묻혀져가고, 어찌 생각해보면, '정말 그런일이 있었던것일까?'라는 의구심마저 듭니다.
그렇게 시간은 제게도 작용했던것 같습니다.
그러다, 어제 8시에 '푸른눈의 목격자'라는 kbs 프로를 보았지요.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그사람들이 그런 목격을 하게끔 되었다는것도 부끄러웠고, 저런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편안하게 살고있는 저도 부끄러웠고, 전두환같은 사람을 '전관예우'니 뭐니 하면서 대통령 임기 출발할때 초대해서 귀빈취급하는 정치권의 현실도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한때는 법정에서 '사형' 판결까지 받았던 중죄인이 마치, 정치범인양, 시간이 지나면서 받아들여지는 우리사회가 참 희한합니다.
지하철참사, 가스폭발사건,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성수대교 붕괴사건...참, 사고도 다발적으로 많이도 일어나는것 같습니다.
그사고들 볼때마다 정말 눈물났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뎌져 갑니다.
인간의 습성중에 가장 살아가는데 득이되는게 '망각'이라고 하더니만, 어느새 다 잊혀져 갑니다.
생떼같은 아들딸을 우리나라 군인의 총칼에 죽이고, 시체조차 찾지못했던 가족들, 그리고 가족이 눈앞에서 군인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 광경을 지켜보아야 했던 가족들, 그리고 '제발 도망가라'고 울면서 말했다던 광주의 경찰들...
많은 사람들을 잊고 있습니다.
저만 그렇게 잊고있는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때 광주사태를 처음 접하고 분노했던것보다,
지금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부모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기가막힐 따름입니다.
시간이 100년이 흐른다고 잊혀질까요...
위령탑 세워주고, 정부에서 기념비 세워지고, 5.18 특집방송 내보낸다고 잊혀질까요...용서가 될까요...
그것만 한다면 잊혀지고 용서가 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 주범자가 아직도 떳떳하게 대우받고, 자기는 가진돈이 없다고 큰소리 텅텅 치며 tv에 얼굴디밀고,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골프치러 다니는걸 봐야하는 가족들에게,
위령탑, 기념비, 특집방송은 기만일뿐일것 같습니다.
저요,
아무것도 가진것없고, 평범한 소시민이지만, 그래도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그 가족들에게 새삼 위로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그만 편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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