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7년차 된 주부랍니다.
어제 남편, 술먹고 1시반에 들어왔습니다.
늦은시간이라구요? 아니요, 일찍 들어온거죠. ^^
늦게까지 마시면 새벽 5시에도 들어온답니다.
처음 신혼때는 들어올때까지 불다 켜놓고, 복도식 아파트 복도에 나가서 문열어놓고 밖에 서성이면서 기다렸답니다.
그리고 술에 떡이되어 들어오는 남편에게 '잠도 못자고 기다리는 나는?'이라며 바가지를 긁었죠.
아이가 태어나고는 한일년 밤에 잠을 자는둥 마는둥 했죠. 그러니 남편이 늦게 들어오면 표독해집니다. 잠든지 30분 되었는데, 띵똥~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게다가 늦게 들어오면 아이를 옹골차게 나만 봐야하는데, 육아에 지치지요...
아이가 3년정도 되면 밤에 잘자죠....그러면 아이 재워놓고 불 다꺼놓고 기다립니다. 왜안오지?
이때쯤 휴대폰이 대중화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스피드 xxx이 아니었기때문에 전화가 지하에만 내려가면 불통이지요.
전화 안됩니다. 술먹고 지하 노래방에 있다거나 단란주점에있지요. 지하철도 통화 안되기는 마찬가지죠.
열받습니다. 전화하고 또 합니다. 될때까지 오기로 걸어봅니다. 나중에는 '고객의 전화기가 꺼져있어....'라는 멘트가 나옵니다.
눈에서 레이저 광선이 나올것 같습니다.
이를 벅벅갈며 '오기만 해봐라...'를 반복하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오기만 해봐라' 에서 '오면 죽었어'로 바뀌고, 속으로 결심합니다.
'핸드폰을 왜샀어? 요금은 왜내" 하면서 핸드폰을 던져서 부숴버리리라 결심합니다.
새벽...남편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술취한 남편붙들고 전쟁에 들어갑니다......
시간은 흘러흘러....
어느새 작년부터는 남편이 회식있다고, 약속있다고 하는날에는 아이 동화책 읽어주고, 저도 같이 잠자리에 듭니다.
그러다가 가끔씩 깹니다.
12시가 좀 넘은시각...전화한번 해줘야겠군...집에서 기다린다는걸 각인시켜줘야지....하고는 전화한번 합니다.
"아직 안끝났어? 오래걸릴것 같아? 많이 먹지마. 몸버린다"
라고 전화해주고는 (또박또박한 말투로 얘기해줍니다. 절대 자다가 걸었다는걸 눈치못채게....ㅡ.ㅡ;)....
또 잡니다.
그러다 또 깹니다. 새벽 3시반입니다.
전화한번 더해줍니다. 약간 화가 납니다.
"지금 몇시인줄 알어? 왜 안들어와?"
전화해주고는 이를 득득~ 갈면서 또 잡니다 ㅡ.ㅡ;
띵똥~~~~ 소리가 납니다.
남편이네요...열어줍니다.
"이제왔어? 늦었네?" 합니다.
※ 아침 대처법도 다릅니다.
신혼 : 아침에 북어국 끓여줍니다. 그리고 사랑받죠 ^^
1,2년차 : 북어국 끓여주면서 너때문에 나도 잠 못잤다고 강조합니다. 일찍좀 다니라고 바가지 긁습니다.
3,4년차 : 12시 넘으면 문 안열어준다고 엄포를 놓습니다. 실제로 문안열어 주려고 버티기도 합니다. 똥싸놈이 화낸다고 그렇게 문안열어 주겠다고 엄포를 놨는데도 문안열어주면 화내면서 난리칩니다. 기가막혀서, 그리고 동네 챙피해서 문열어줍니다. 그리고 아침에 국이고 뭐고, 쫄쫄 굶기고 출근시킵니다.
양심에 좀 캥기긴 합니다 ㅡ.ㅡ;
7년차 : 아무국이나 상관없이 그냥 국끓여줍니다. (되도록 콩나물국, 북어국을 끓여주지만, 아무국이나 상관없이 국끓여주면 남편, 좋아합니다 ㅡ.ㅡ;) 그리고, 남편도 양심에 가책을 느끼기때문에, 아니면 속이 안좋아서 (몇년동안 술펐으니...) 그냥 나갑니다.
배웅하면서 바가지 안긁습니다. 지능적이 되어갑니다.
옷입을때 옆에 서서,
"자기, 얼굴 상한거봐, 얼굴에 뭐 나잖아. 입가도 피곤해서 뭐 나네..이제 나이좀 생각해봐. 몸생각도 해야지..." 라고 술먹지 말라고 꼬드깁니다. 남편 훌러덩 넘아갑니다. 감격하기도 하죠.
남자들, 단순해서 지능적이 되어가는 아내, 생각못합니다 ^^;;
이렇게 지능적이 되갈때까지 거쳐가는 과정들이 다 있습니다.
처음에는 술먹고 늦는거 이해합니다. 얼마나 재밌었을까..라면서 부러워도 하죠.
그러다가 자기만 즐기는게 배가 아픕니다. 나도 그럴수 있었는데, 나는 집에있고, 자기만 신나게 노는구만...속이 뒤틀리죠.
그러면 잔소리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말공격이 나가죠.
"니가 학생이야? 학생처럼 퍼마시고 늦게 들어오면돼? 다들 총각이람서...니가 나이어린 애들이랑 똑같어?" 라면서 공격하죠.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자기 몸상했다....이제 몸생각도 해야지, 얼굴 축난것좀 봐"
라면서 구렁이가 되어갑니다.
아줌마들의 사는 얘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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