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도 남의 손에 흰머리 4개씩이나..뽑아서 잠깐 충격을 먹었었지요.
머리가 워낙 길어서 흰머리 4개지만.. 손가락에 돌돌 말아서 버리려니 한다발 같아요.
주말에 무인시대 보고 있는 신랑 뒷머리를 얼핏 보니 흰머리가 꽤 많이도 늘어 있더군요.
뽑아줘야겠다 맘 먹었었는데.. 그냥 저냥 지나치다 어제밤에 잠이 안오길래 무릎에다 신랑 뉘어놓고 쪽집게로 흰머리를 뽑아줬습니다.
넓은 포장용 테이프 한번 말아서 방바닥에 붙여놓고. 거기다가 흰머리를 붙여가며 뽑았는데..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네요.
뽑으면 뽑는 만큼 더 많이 나나봐요.
제 눈이 짝눈이라 한쪽은 엄청 시리 좋은데.. 반대편 눈은 거의 실명 상태라 해태눈이라고 맨날 놀림을 당하져. ㅎㅎ
그런 눈으로 한참을 흰머리를 뽑으니 이게 흰머리인지.. 형광등땜에 반사되서 보이는 건지 감이 안오더라구요.
그래서 실수로 몇개(?) 검은 머리도 뽑았어여.
귀 윗머리나. 뒷목줄기쪽에서 뽑으면 엄청 아프잖아여? 그깟 흰머리랑 검은 머리 한꺼번에 두세개 뽑혔다구 어찌나 엄살을 떨던지요.
흰머리 뽑은거 어디보자며 벌떡 일어서서 보더니. 흰머리 뽑으랬지 검은 머리 뽑으랬냐고 흰머리 하나에 100원 씩 쳐준다는거 다 없었던 일로 하자고 난리.. ㅎㅎ
날씨가 꾸질꾸질해서 보일러를 잔뜩 올려놨더니 간밤에 어찌나 더운지.. 거실에 누워서 식히고 있는데.. 나만 신랑 흰머리 뽑아주란법 있나여?
나도 신랑 무릎 베고 누워서 묶었던 머리 풀고 흰머리 있나 좀 봐주라 그랬어여.
온 방바닥에 내 머리카락 투성이인데도 아직도 이렇게 머리숱이 많냐고 궁시렁,, 궁시렁.
신랑이 살살 만져주면서 흰머리 찾아주니.. 아!!이런게 행복이구나 싶었어여.
행복이.. 사랑이 뭐 별건가요.. 그냥 서로 편하고 좋으면 된거져.
신랑이 한참 뒤진 끝에 흰머리 3개 발견.
이렇게 가다간 조만간에 백발마녀 되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더 늙기 전에 머리를 확 잘라버리는가.. 꼬불꼬불 라면머리를 하던가 해야겠어여..
애들은 옆에서 공부하고 있고, 닭가슴살만 발라서 넣은 미역국이 보글보글 끓고 있는 저녁...
신랑은 지금 퇴근하겠노라고 전화왔습니다.
다들 행복한 저녁되세요..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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