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됐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와서도 아뭇소리 안하던 놈이, 저녁 잘 먹고 일기쓰면서 ,,쓸게 없는지 머리를 만지작 만지작 하는데 만지는 폼이 이상한거예요.
슬그머니 가서 --모하니?--하며 뒤통수를 만졌더니만.. 머리에 혹이 있는겁니다.
짧은 스포츠 머리라 눈에 힘주고 들여다 봤더니 바늘로 콕콕 찌른거처럼 피도 맺혀있구요.
왜 그랬냐 물었죠.
교실에서 어떤 아이가 뒤에서 발을 걸어서 넘어졌다네요.
이룬.. 축구에서도 뒤에서 태클걸면 당장 퇴장감인데..
교실뒤로 물먹으러 걸어가고 있는데 발을 걸어서 돌바닥에 머리를 찧었다는 겁니다. 선생님이 그 발걸은 놈은 급식도 맨 나중에 먹으라 그랬다 하고, 아프지 않냐고 몇번 물었다고 합니다.
어딜 다쳤으면, 얼렁 엄마한테 말을 해야지.. 효심이 지극해도 이럴땐 전혀 쓸모가 없네요.
(울 아들은 제가 걱정한다고 아픈거 말을 안합니다.)
아들 뒤통수에 난 혹도 속상하고. 이 어린것이 성질 못된 엄마가 걱정할까바 말 안한거도 더 속상하궁..
어떤넘이 너 발걸었냐. 물으니 1번 놈이라네요.이룬.. 저보다 작은넘한테 당했단 말야?
세탁소에서 맡겨논 옷 찾으러 갔다가 오늘길에.문방구 앞 게임기에 맨날 붙어사는 울 아들이랑 같은 반 아이가 뵈는데.. 아무래도 물증은 없어도 웬지 심증이 가는게 그 넘이 울 아들 발걸은 놈 같더라구요.. feel이 마구 꽂히는게.(울 아들 7살때 그 넘이 게임할라고 심부름보낸 돈 2000원 뺏은 전과(?)가 있어서)
혹시나 아닐지도 모르니 일단~은 상냥하게 물었져. 자기는 울아들이 넘어져 있을때 물마시고 있었다네요.. 절대적으로다가 아니라구 그러더라구요.
그러고는 잊고 살았어요.
근데 토요일에 친정엄마 생신이라 신랑 퇴근시간 맞춰 준비하고 택시를 타려고 집을 나섰어요.
또, 그넘이 알짱알짱 앞에서 보이길래.. 아들한테 물어봤죠.
혹시, 너 발걸은 넘이 저넘이냐구...
맞다네요.. 쟤가 애들 자꾸 때려서 맨날 벌만 선다궁..
우아하게 차려입은거랑 전혀 안어울리게 아주 씩씩하게 걸어가서 그넘을 잡아와서 한 귀퉁이에 세웠어요.
너. 나 알지? --네.--
너가 얘 발 걸었니? --네--
그런데 저번에 아줌마가 물었을때 너 아니라고 했잖어.--네__
남의 귀한 자식보고 뭐라고 할건 아니지만, 그 아이 엄마는 도대체 뭘 하는 여자인지 순간 궁금해지더라구요.
하루종일 문방구 게임기 앞에서 살구, 돈 없으면 돈뺏어서 게임하구.. 토요일 그날도 비가 구질구질 오는데 허접한 옷만 입은채로 비를 맞고 온동네를 누비고 다니더라구요.
얼굴은 꼬질꼬질 때꼬장물이 줄줄 흐르구, 딱 보기에도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사는거같구, 집도 아주 못사는 편도 아닌데 왜 애를 그렇게 방치하는지...
오며 가며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최대한 우아하게 혼을 내려고 노력을 했어요..
근데 아주 큰 트럭이 커브를 돌길래.. 순간이 기회다~! 사람들이 안보는 틈에 그 녀석 머리통을 콩하고 쥐어박아줬어여.
너도 한번 아파봐라 이놈아.
에구, 속 시원해라.
근데, 그 넘이 집에가서 자기엄마한테 내가 머리 쥐어박았다고 일르면 어떻하나요. 그 엄마 쫓아오면 어떻하지요?
한동안 무서버서 밖에도 못나가겠네요.(괜히 쥐어박았당,말로만 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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