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적...
스승의 날이 제 생일이었었죠.
선생님 선물 챙길줄만 알았지, 어느 누구 나에게 생일축하한다는
소리를 않더군요.. - -;
그날이 아마도 일요일이었을겁니다.
학교가 멀어서 친구랑 자취를 했었답니다.
엄마가 끊여주는 미역국도 먹을겸, 엄마께 용돈도 받을겸...
집으로 갔답니다.
아침부터 왠지.. 좋지않은 분위기... 이크!! 시골이라 표현이
부족해 축하한다 소리는 당연 기대도 안했습니다.
미역국이 올라와야 될 아침 밥상에 미역국은 커녕 된장찌개가
올라와 있더군요.. - -;... 설마.. 설마.. 저녁때 끊여주실려나.
실만 반, 기대반,.. 동생이 선물을 들고 왔더랍니다.
어쭈.. 그래도 동생밖에 없네... 하면서 잔뜩 기다렸습니다.
동생몰래 풀어볼까도 하다가 어짜피 받을꺼 쪼금만 참자고했습니다.
그런데.. - -;.. 동생이.. 그 선물을 들고.. 선생님댁으로 가고
만것입니다. - -;... 아차.. 나 혼자만의 착각이구나.
아~~.. 정말 나는 주워온 자식이 아닐까...
스승의 날이라고 선생님 선물을 사놓은거라나요..
서럽기 시작했습니다.
내 입으로 내 생일이라고 말하기가 어찌나 서글프고 비참하던지.
그날저녁.. 아침에 남은 된장국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엄마가 나 배웅을 합니다.
나.. 한마디하고 갑니다.
'엄마,. 나 오늘 생일이야...'
엄마.. 놀랩니다.
왜 이제사 말하냐고 더러 따집니다.
그리곤 버서타는 나에게 한마디..
"미역국 못얻어먹으면 오래산단다.."
그 후 몇해 뒤,.. 어버이날이 내 생일이더군요.
미역국은 커녕.. 부모님 선물 사드렸습니다.
그렇게 몇해가 또 지나고.. 올해가 왔습니다.
또 그런 시련을 겪어야 하는지...
올해는 어린이 날이 제 생일이더군요.
평일이면 회사동료들이나 챙겨줄까...
또 쉬는 어린이날 입니다.
이번엔 조카들이 잔뜩 기대하고 있더군요.
"돈버는 이모, 작은엄마, 선물 큰거 사주세요.. "
- -;
올해도 내게 돌아오는건, 조카들 선물 챙겨야 하는 이모,작은엄마의
현실이랍니까?.... - -;;;
생일이 다가오니.. 괜히 예전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날이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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