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하고 왔더군요. 매직 스트레이트에 염색하니 백화점 미용실에서 그렇게 나오더라면서
년년생 애기 낳고 계속 머리를 못하다가 출산휴가 끝날쯤 미용실에 갔죠. 동생이 요즘 기본이 10만원이라길래. 떨리는 손으로 만원짜리 열장 지갑에 넣고 동네 처음 보는 미용실로..
코팅하실건가요?
먼저 가격이 얼마냐고 물어볼 주변 머리도 못되고 코팅하면 더 비쌀거 같아 아뇨했죠.
염색은요?
그냥 브릿지만 좀 넣어주세요.
머리도 그냥 저냥 생머리보다 볼륨도 있어 보이고 맘에 들대요.
생각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더군요. 3만원. 파마약이 틀린건가?
머리길이에 따라 가격이 틀리다고는 하지만
어쨋든 돈번 기분이 들더군요. 기분이다 하고 평소 허리통인지 다리통인지 모르게 늘어진 속옷 때문에 짜증났었는데
홈쇼핑에서 무슨 물건너 패션쇼까지 갔다왔다는 속옷을 5개월 할부로129,000원에 사버렸죠.
신랑 없는날 택배가 오길 바랬겄만 야속하게 신랑앞에서 물건이 공개되고 그 현란한 색깔의 속옷을 보며 피식 웃는 신랑을 보며 얼마나 챙피하던지.
안그래도 속옷좀 바꾸라고 할려고 그랬어. 잘 샀네.
하지만 며칠전 똑같은 속옷이 홈쇼핑에서 나오는 걸 보다가 드디어 가격을 알아버린 신랑이 낮게 한숨을 쉬더군요.
덕분에 지금 도시락 싸가지고 다녀요.
구질 구질해 보이지만 어쩌겠어요. 내년이 입준데.
예쁜 속옷 입으니 기분좋은 비밀을 가진것 처럼 그런 기분이예요
근데 머리는 무지 버석거리고 윤기도 없는 것이.
아무래도 코팅은 하는거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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