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에 제가 회사 일처리를 잘못해서
들어오던 적금도 깨고 책임을 지고
제돈으로 메꿔넣었어요. 제 기준에선 꽤나
큰 금액이었는데-
정말 막막하더군요.
완전히 제잘못이라 하긴 어렵지만
어쨌거나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도 어렵고
새로 직장을 구하는 건 나이땜에 더 어려울것 같고
한 일이주 끙끙대다가 제가 감당하기로 맘먹었죠.
적금깨고 대출좀 받고.
혼자 끙끙대다가 집에는 일단 이야기를 했어요.
부모님들한테 손벌릴 생각은 애시당초 없었구요.
지금부터 매우 쪼달리면서 깬 적금이랑
대출 메꿀려면 작년처럼 여유있는 생활도 못할테고
집에 돈한푼 내놓기가 힘들거같아서요.
그래도 빈말이나마 부모님이니까
어쩔거냐고- 걱정해줄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제가 그 돈얘기 꺼낼까봐 전전긍긍하시는군요.
그래도 엄마는 걱정하면서 혼자 해결할수있냐고
물어보시는데- 아버지는 제가 집에 오면
혹 돈얘기 꺼낼까봐 그러는지 얼굴 마주치는것도
피하십니다.
원래 우리 부모님이 자식에 대한 기준이 공부.랍니다
공부를 잘하는 자식은 끝까지 신용을 얻고
또 빚을 내서라도 끝까지 지원의 대상이 되구요
바로밑 동생은 공부를 잘해서 빚으로 대학원까지 했구요.
대기업에 들어가서 집안의 자랑거리죠.
저는 공부엔 영 소질이 없어서
걍 전문대다니고 직장다니고 그랬구요.
아엠에푸때는 직장에서 짤려서 백조기간도 거쳤고-
기준이 공부.니까 어디 내세울만한 자식은 안되는거죠.
특히 아버지는 절 부끄러워 하시는듯.
남한테 못된짓하고 사는 자식도 아니고
공부를 못했다라는걸로 부끄러운 자식이 된건
좀 억울하지만 그래도 뭐 부모님의 기준이 그렇다는데야-
어쨌거나 이번에 다시한번 더 우리집에서
제 위치를 깨달았습니다.
그냥 좀 섭섭하네요.
어차피 인생살이 혼자 가는거라지만 그래도 가족이니까
위안이라도 얻으면 좋겠는데 걍 바늘방석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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