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오는게 도대체 며칠째인지....셀수도 없네요.
어제 1시가 넘어서까지 싸워놓고.. 오늘 또 늦네요.
싸우고 난 다음날은 일부러라도 일찍왔었는데... 시엄니 얘기가 뭐그리 대단한 핫이슈라고 이케 충격받고 힘들어하는지 그러는 신랑을 전 전혀 이해 못하겠네요.
12시 반즘.. 어제 보단 쪼금 덜 취해서 들왔습니다.
오자 마자.. 찬물 대령하구.. 옆에 와서 앉아보라 하더군요 (술 먹으면 항상 같은 행동 ^^)
빠알간 휴지줄까.. 파아란 휴지줄까.
마치 귀신 나올거 같은 분위기 만들어 놓고는..
어제의 얘기를 또 되풀이 할라고 입을 떼는군요.
어제처럼 몇마디라도 말대꾸 했다간 또 싸움이 날테니.. 아예 입에다 철창 달아놓은듯.. 가만 있었어요.
성질 급해서.할 말 못할 말 다 해서 미안하다.
내가 너 싫어서 그랬겠냐.. 싫으면 어떻게 11년 동안 같이 살겠느냐.. 애들 잘 키워줘서 고맙고 우리 엄마 잘 모셔줘서 고맙고.. 나가서 일할때 네가 든든하게 집을 지켜줘서 넌 나의 빽이다.... 내가 어떤 말을 해도 꾹참고 다 들어줘서 고맙다. 사랑한다.. 어쩌고 저쩌고..
어떤 맘 여린 님들은.. 엄머,엄머. 하면서 감동먹을 말일지 몰라도.. 한번 구멍뚫려 버린 마음에 그런말 들어봤자 맘속에 하나도 채워지지가 않네요.
한동안은 이 기분 계속 갈거 같아요.
여기에 남자분들도 자주 오시던데....남자분들께 물어보고 싶네요.. 얼마큼을 살아야.. 얼마큼 나를 희생하고 나서야 이 집 식구로서 형제보다 부모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이 되어지는지요.
난. 친정에 소홀히 하면서도 시댁에 충실하고 내 가정에 충실한데.. 얼마만큼 더 잘해야 이방인 취급 안 받을지.. 에휴~
자신의 어머니도.. 다른 집에 태어나 자라서 자신의 아버지와 결혼해서 이집에 들어와 저리 늙어가는 여인네인데....그럼. 자기 엄마도 남인가?
세상 여자들 그럼 다 남이겠네요..
우중충한 이 기분 정말 싫으네요.. 난 유치할 정도로 빵긋 거리고 생글 거리고 다니는데..
실은 지금처럼 우울하게 있는게 제 원래 나이에 맞아요 ^^
미안하다고 무릎까지 꿇으며 사과하겠노라고 하는데 그냥 배시시 웃고 넘어가야하나.. 어째야 하나..
따지고 보면.. 이케 머리 싸매고 고민할 꺼리도 안되는데요..
하여간.. 뭐든 "말"이 사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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