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네요
마음이 뒤숭숭하고 슬프기만 합니다
결혼한지 14년이 됐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조그만 소도시 입니다
부유하진 않았지만 넉넉한 집에서 외동딸로 자라 22살 예쁜나이에 시집을 갔습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미처 알기전에....
시댁이 어려워 결혼후 맞벌이를 해야만 했습니다
외아들로 자란 남편은 맞벌이 아내의 고충은 전혀 모릅니다
제가 슈퍼우먼인줄 아나봅니다
아래로 여동생이 셋있었는데 학교보내고 시집도 보냈습니다
시부모님 사랑이 가득했기에 시댁으로 보태주는돈 아까운줄 몰랐습니다
3년을 꼬박부어 탄 적금 내집마련뒤로하고 시골집 고치라고 내주었습니다
그때까지 아궁이에 불지피는 불편한 집이었고
우리는 아직 젊기에 좋은 집에서 살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때문에 둘째는 늦게 가지게 되었고 그나마 낳고부터는 집에서 아이만 돌보게 되었습니다
많진 않았지만 그래도 둘이 벌다 혼자 버니 공백이 컸지만 그만큼 아끼면 된다고 생각하고 악착같이 살았습니다
아이가 세살되던해 이제 조금 편해졌나 했는데 이젠 시누이 애기 보라 합니다
대기업 다니는 시누이가 아이 맡길곳이 없다나요
일년을 못 채우긴 했지만 참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보러 온다고 시누부부 주말마다 내려오고 시부모님까지 덩달아 오시고....
아이보고 가면 끝이지만 손님치를 준비하고 가고난 자리 치우는 저는 3박 4일은 꼬박치워야 합니다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남보다 일찍 시작했기에 일찍 기반 잡고 싶었습니다
늘시간에 쫓겼지만 남편 와이셔츠다림질 세탁소에 보낸적 없었고
늦게 퇴근해도 가사일은 전부 제 몫이어서 티비 드라마 한번 못봤습니다
친구만나러 외출 한번 해보지 못했고 제대로 된 옷한번 못사입었고 엄마 졸라 아이옷 얻어 입히고 머리는 생머리 고수했습니다
딸하나라고 시집가면 평생해야 될일 일찍 안시킨다며 집안일도 시키지 않았던 엄마는 저만 보면 눈물 바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참고 노력하며 살았는데....
결혼11년만에 남편이 바람핀걸 알게 됐습니다
그것도 8년이나 되었다던데....
제가 알고 일년은 정말 내내 싸움만 했습니다
그래도 그사람 양쪽을 오가며 거짓말만 해댔습니다
여자가 제게 전화를 했더군요
둘 사이 시시콜콜 알게 되면서 체념하게 되었고 가정을 포기했습니다
저는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애정이나 관심이 그녀에게는 정말 가득했습니다
아이 내의사러 속옷가게를 가도 남자가 창피하게 어딜 들어가냐며 사가지고 나오라던 남편이 그녀에게는 창피도 감수할만큼 대단했나 봅니다
화장품이며 속옷까지 혼자 사다가 선물 했다더군요
용돈이 빠듯하다며 결혼기념일 생일한번 안챙기더니
그녀에게는 용돈이며 선물이며 풍족한 사람이더군요
이혼을 요구했지만 남편은 응해주지 않았습니다
살림 불려주고 시댁에 잘하고 아이 잘 돌봐주는 여자가 필요했나봅니다
외도한 8년은 참아줄수 있었지만 그녀와짜고 저를 기만했던 부분은 정말이지 참기 어려웠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갔습니다
아들아이 하루 자고 나더니 집에 가겠다고 떼쓰더군요
엄마는 할아버지 할머니 누나 삼촌이랑 같이 있는데 아빠는 혼자 외로울거라면서.....
8살 어린아이의 말에 가슴이 아팠지만 보냈습니다
그러고 별거 시작했습니다
먹고 살아야했기에 가게를 시작했습니다
이혼 요구하면 남편은 가게 때려부수고 함께 죽는다며 협박했습니다
참 이기적이지요
간간이 보는 아들아이 모습은 말로 표현할수 없었습니다
한겨울에 얇은 옷 입고 오는가 하면 날로 수척해지는 아이 모습에 볼때마다 울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아들이 대인기피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른사람 있는곳은 가려하지 않고 누가 말만 시켜도 울기부터 했습니다
안쓰럽고 불쌍하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제게 두아이가 있기에 이제 내인생 포기하고 두아이만 위해서 살자고 다짐 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만에 집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처음엔 남편 잘했습니다
화도 안내고 집안일도 거들어 주고 매일같이 일있다며 새벽3-4시 귀가더니 정말 퇴근시간 딱맞춰 귀가하고....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남편 다시 바뀝니다
12시간씩 가게있다 들어와도 집안일은 제가 해야하고 조그만 일가지고도 화내고 삐져서 말 안합니다
어떤때는 영문도 모르겠습니다 왜 삐져 있는지도...
예전 모습 그대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살기로 마음 먹었으니 마음을 비우고 남편 용서해야 하는데 용서는 커녕 나쁜기억은 왜그리도 잊혀지지도않고 되살아나기만 하는지 순간순간 기억이 떠오를때면 숨이 막히고 머리가 터져 버릴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면 심지어 안면만 있는 사람도 그런일 생기니 찾아옵니다
조언을 듣고 싶다나요
사람들이 바보라고 손가락질 하는것 같습니다
전과 다르게 친구도 만나고 하고싶은 운동도 다니고 옷도 사보지만 허전함은 채워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바보같이 양품점옷 몇개 사고 계속 찜찜해 합니다
그만큼 썼다고 살림 안 망하는데 진짜 바보인가 봅니다
여자도 밖에 나가면 유혹투성인데...
못나서가 아니라 안하는건데...
사랑이란거 아니 애정어린 관심 받아보고 싶은데....
여자로서의 꿈은 이젠 접어야겠지요
지금은 제가 그집 가정부인지 그사람 아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선택한 길이기에 표시안내려고 일부러 밝은 모습만 보여주려 노력했고 푼수같은 수다쟁이가 되보지만 그사람은 제가 다 잊어버린줄 아나봅니다
가슴이 까맣게 되도록 혼자 삭히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어제는 참았던 울음이 터져나와 안방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울었는데 그사람 보더니 뭐가 못마땅한지 인상만 쓰고 말한마디도 안하네요
이렇게 평생 살아야 할까요...
아직 40도 안됐는데 남은 시간 모든거 포기하고 가슴앓이 하면서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는걸까요....
슬프기만 합니다
|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