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나간 시간이 10시 좀 넘어서구.. 집에 들어온 시간이
아홉시 좀 넘어서니깐...11시간을 기다렸겠구나....미안해...
첨엔 나가서 간단하게 소주나 한잔하구 12시 전에는 집에 들어올
생각이었어..정말이야..새꼬시인가 하는 안주를 주는 술집이 새
로 생긴거야...맛있더라구..그래서 그랬나 쏘주를 좀 많이 먹었
지...나 원래 기분 좋으면 좀 빨리 마시는거 알잖아...그러다보
니 12시 금방 넘어가드라고...그 집에서 한 여섯병쯤 마셨을거
야 물론 셋이서..그러구 나와서 집에 왔어야 했는데..노래방에
가자고...누군가가 말을 했겠지..그게 나인지....다른 인간인지
기억은 안나는데..암튼 그래서...노래방에 가가지고..맥주 마시
면서..시간잘가데...몇시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다리다 화가 많이
난것같은 목소리로 자기한테 전화가 왔는데...노래방에서 고래
고래 소리지르면서 노래하다가 앗! 하고 정신이 들어 전화받으
면서 지금 바루 들어갈께 하고.말해놓고...시간 다 쓸때까지.
끝까지 노래 다 하고..기분 좋다..하면서 나와가지고... 배고
픈데 뭐 좀 먹구 들어가자..하면서. 우동파는 포장마차에서..
어? 아저씨..술도 파네요? 쏘주한잔 해야지? 아저씨 여기
쏘주 한병만 주세요...해서 마신술이 거기서도 세병이 되구...
그리고 나서부터는 시간가는줄을 몰랐어..나와서..다른 포장마
차에서 쏘주를 한 두 병쯤 더 먹고..무슨 할 얘기가 그렇게 있
는것도 아닌데.. 무슨 술이 있다는거야..집에..맛있는 술인데.
어쩌구 하다가 말만 하지말고 그럼 내놔봐...그랬드만..그래..
가자...먹쟈...해서 그 친구내 집에가서 또 한잔...먹다가..
밖을 보니 훤하더라구... 또 갑자기 쏟아지는 졸음을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구..자포자기..그때시간이 여섯시쯤 된거같애...
잠깐 눈좀 붙이고 가자..이런맘이 들더라구..기왕늦은거..
글구 일어났더니 여덟시 반이 넘었구...
이렇게 된거였어...집에 오자마자 밤새 뭐 했냐구...당연하지
...화 많이 나서 그러는거...근데 아침엔 밤에 뭐 했는지 꼼꼼
히 다 생각이 안나더라구..띄엄띄엄..속두 넘 울렁거리구...
자세히 얘기도 못하고..자꾸 잘려구 드러눕고...자기 더 화나고
... 정말 미안해...어떻게 사과한다고...밤새 걱정하고..열받고
자기 전화받고..몰랐는데..아침에 택시타고 들어오면서 전화보니
꺼져 있구...언제 꺼졌는지도 모르고...밤새 전화했을텐데...
정말 미안해... 미안해서 이런말 하는것도 좀 그렇다...술 마실
땐 한잔만 더 하고 들어가서 사과하면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들
다가 그 상태도 지나버리면 아예 그런 생각도 안 드나봐...
다신 이런일 없을꺼야...정말 미안해...
여보......사랑해...그리구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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