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6일이 홍씨아저씨와 저의 결혼기념일 입니다.
6번째.
같은회사에서 만나서 2년 연애하다 결혼했으니 8년세월 같이했죠.
살아보니 참 순하고 착한사람입니다.
술을 좋아해서 탈이지만.
지금도 부부싸움하면 자기가 먼저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설겆이도 가끔해주고 크게 속썪인일 없이 8년이 후딱 지나버린것 같아요.
신혼때는 술먹고 늦게 들어오면 속상해서 달달볶고 그렇게 술이좋으면 그렇게 즐기면서 살지 왜 나랑 결혼해서 내속을 이렇게
썪히냐고.
이런게 결혼생활이란거 알았다면 결혼안하고 혼자살걸 그랬다고... 살아보니 다들 거의 대부분이 그렇게들 지지고 볶고 사는것 같아요.
어떤때는 술먹고 들어와서 씻지도 않고 옷입은채로 드러누워서 잠들어버리면 얼마나 미운지.
체구나 작아야지. 90킬로 가까이 되는 몸을 이리굴려 저리굴려
씩씩대며 윗옷이며 바지 양말 다벗기고나면 이마에 땀이맺힌다니까요.
새벽2시까지 잠도 못자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들어오면 눕자마자
1분도 안되서 코까지 골면서 자고 있는 홍씨아저씨를 보면 정말 얄미워서 잠이 더 안오더라구요.
씩씩대며 누워있다가 기발한 생각에 거의 기절해서 자고있는 홍씨아저씨한테 다가가죠.
먼저 이삿짐쌀때 붙이는 노란색 테이프를 가져다가 종아리를 돌돌 말았죠.. 왼쪽 오른쪽
이유는 아시겠죠? 테이프를 뗄때마다 다리에 있는 무수한 털들이 뽑혀지며 홍씨아저씨가 겪어야할 고통을 생각하며 혹시라도 깰까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참아가며. 테이프로 다리를 돌돌감았습니다.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운동화끈 4개를 가져다가 하나는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묶고 또 하나는 왼쪽 엄지발가락 또 하나는 오른쪽 엄지손가락 마지막 하나는 왼쪽엄지손가락을 묶어서 팔을 쭉뻗게 하고 다리도 쭉뻗쳐서 몸을 큰대자로 만든후 발가락은 소파다리에 묶고 손가락들은
장식장 손잡이에 하나씩 묶어놨죠.
정말 무신 엽기 영화 같았죠.
쿡쿡쿡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아가며 방안 침대에 누워 이불속에서 월매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정말 얼마나 속이다 시원하고 고소한지 그날 새벽 전 미소 지으며 잘수있었습니다
담날 새벽 제가 자고있던 침대로 홍씨아저씨가 갑자기 쳐들어와서 깜짝놀라 잠에서 깼는데 킬킬대고 배꼽잡고 웃대요.
어떻게 그렇게할 생각을 했냐구 귀여워 죽겠다고.
그러더니 어? 이게뭐지?하더니 다리에 돌돌 감아놓은 테이프를 만지며 이게 뭐야? 묻길래 그랬죠. "선물"
홍씨아저씨 그 선물들을 떼어내며 엄살아닌 엄살을 부리며 신음하며(아마 옆집 할머니가 오해했을수도 있겠다 싶어요. 아따 옆집 젊은부부는 새벽부터... 잠도없나....) . 전 옆에서 많이 아퍼? 어떻게~ 근데 저 그때 엄청 재미 있었습니다.
당했던? 홍씨 아저씨도 구여워 죽겠다고 하던걸요.ㅎㅎㅎ
지금 이글을 쓰면서도 정말 웃음이 납니다.
어떤분들은 제 글을 읽고 엽기적인여자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셔도 할수없구요.
그때는 정말 말 그대로 신혼시절이었기 때문에 이런일이 가능했던게 아닐까싶어요.
그러니 엽기적인?(제가 장난기가 좀 많거든요.) 저의 복수에 홍씨아저씨도 웃고 저도 웃고 ...
지금같으면 가당키나 하겠어요. 당장 병원 (정신)에 가보자고 할걸요.ㅎㅎㅎ
밤에 잠이 안와서 몇자 적고 나가야겠다 하고 들어왔는데
이렇게 길어져버렸네요.
좋은 꿈들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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