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엔 이유가 없다지만, 누구나 배우자에게서 콕 찝어낼 수 있는 장단점 몇가지는 있을겁니다.
울신랑은 분명 자상한 사람입니다.
솔선수범해서 하는 건 없어도 제가 뭐좀 해달라고 하면 군말없이 잘 해줍니다.
그런 사람인데...
몸이 아프면 사람이 맘도 약해지고 짜증도 많이 나서 그런지...
토요일...오늘은 신랑친구 생일이어서 부부동반으로 모두 초대했지만 저는 심한 중이염으로 열도 좀 있고 해서 가지 못했습니다. 짧은 구정에 시댁에 오며 가며 오자마자 쉬지도 못하고 일하느라 그랬는지 생전 처음으로 코감기 합병증으로 중이염에 걸렸습니다. 거참 고약한 병이더군요. 고열에 소리도 멍~
오후 5시쯤에 저녁식사만 간단하게 하고 올거라 하더군요.
8시 30분 신랑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내가 안와서 서운하다는 말과 함께 한 안부전화였습니다. 신랑친구들과도 모두 학창시절부터 안면이 있어 편안하게 트고 지내는 사이들이고 내가 아픈거 다 아니까 신랑이 빠져나오는데 큰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신랑에게 더 놀다 오라고 하면서 너무 늦진 말라고 했습니다. 오면서 아이스크림 사다 달라고 부탁하면서 말이죠...
지금 시각은 12시가 다 되어가네요...
11시쯤 전화가 왔는데 일찍 온다던 사람이 지금 친구 자취 오피스텔이랍니다. 그시각에 나와도 집에 오면 12시가 훨씬 넘을텐데...
전화를 받자마자 벌컥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너무 한다고...나 아프다고 일찍 들어온다던 사람이 그럴 수 있냐고 하면서요. 다른 날도 아니고 아픈 날인데... 나 죽으면 그때나 올거냐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려고 했습니다.
휴~우
제가 잘못한 걸까요. 친구들 만나서 한잔하는데...하지만 그친구들은 엊그제도 만났고, 언제라도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인데...
이글 마치고 밀린 설겆이나 해야겠습니다. 신랑 오면 좀 부탁하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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