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님의 글에 제일 먼저 리플을 달았더랬죠.
이후 님에 대한 원성이 자자했는데..
전 우선 여성들의 파워가 막대한 이런 곳에 님의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부탁한 자세를 칭찬해 드리고 싶습니다. 나름대로의 문제의식도 있고 해결해 보려는 자세를 보이니 말입니다.
집안일은 가족 구성원 모두의 몫이라는 거.. 머리로는 이해해도 오랫동안 가부장적 제도에서 교육받은 많은 사람들이 심정적으로는 그리 이해 못할 거라는거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님!
"다른 사람은 안그러는데 나만 그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도 점차 그렇게 바뀌어가는 추세이고요. 또 그게 당연한 겁니다. 기본적 집안일은 여자가 하고 남자는 도와주고 또 칭찬받고... 물론 여태까지 집안 일은 해 오지 않은 남자가 결혼해서 가사분담을 하다보면 결과적으로는 여자가 주된 몫을 하고 남자가 돕는 것처럼 될 수도 있겠지만, 마음가짐마저 그렇게 가지면 안됩니다.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거죠. 그리고 여자는 익숙치 못한 일을 해내려고 하는 남자를 보며 고마워하고, 기특해하고.. 더욱 사랑을 느끼고.. 그런게 올바른 순서 아니겠습니까?
도와준다는건 내가 여유있을 때나 하는 거고, 안도와줘도 나쁜건 아니라는 인식이 깃들어 있는거잖아요. 그러나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을 가져보세요. 더욱 더 아내의 고충과 사랑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일하고 있을 때 남자친구가 아무 이유없이 쉬고 있는 것을 참을 수 없습니다. "저건 부당한거야"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들기 전에 이미 심정적으로 울화통이 터진다는 거죠. 저 역시 여느 옥동자 못지 않게 손에 물한방울 묻히지 않고 곱게 자랐고, 부모님들께서 지금까지 고생한번 시키지 않으며 키워온 자식입니다. 그렇게 자란 제가 결혼을 해서 "나 이런거 안해봤어! 난 남자가 해주는 밥 먹고 싶어"하면서 집안일을 그저 도우는 정도에만 그친다면 그건 납득이 됩니까? 당연히 안되겠죠. 여자건 남자건 부부로서 가족구성원으로서 의무가 있는 것이지요.
님, 도와준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님 여자친구는 남자가 도와준다는 것만으로 만족할 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태어날 님의 딸이 시집가서 그런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화나지 않나요?
굳이 아내가 해주는 아침을 먹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좋습니다. 대신 반대로 님께서 저녁을 차린다던지, 아침식사후의 설거지를 하는 방식으로 서로 절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제 생각입니다.
문제를 제기했으면, 해결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용기있게 털어놓으셨으니 그 허울좋은 "남자체면"은 벗어버리고, 용기있게 노력해 보세요. 노력하는 자세만 보여도 절반 이상은 성공한 것이고 더 멋진 남편, 더 훌륭한 아빠가 되는 거랍니다.
쓸데없는 말 하나 덧붙이자면, 집안일에 취미도 흥미도 소질도 없는 절 위해서, 제 남자친구는 김치를 담가주기도 한답니다. 청소도 해 주고요. 저는 세상에서 젤 싫어하는 일이 "청소"랍니다. 그렇지만 싫긴 해도 결혼해서 나 싫은 걸 모두 남편에게 미룰 수 없지 않나요? 혹은 제가 싫어하는 청소는 남편시키고, 저는 남편이 싫어하는 설거지를 할 수 있는것도 방법이겠죠.
님, 노력해서 화목하고 기쁨이 충만한 가정 만드세요.
다시한번, 님의 용기와 자세를 칭찬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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