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친은 성실하고 알뜰한 사람입니다.
저나 남친이나 독실한 기독교신자로 교회에서
어릴 적부터 서로 알고 있었고, 2년 6개월 전부터
연인 사이가 되었습니다.
4남1녀 중 막내아들이구요..
사람 착하고, 꼼생이처럼 알뜰해서 생활력도 있어서
좋은데..
효자라는게 이렇게 흠이 될 줄 몰랐습니다.
올 10월에 우린 결혼을 할 예정이랍니다.
우리 남친은 유난히 본인 어머니에 대한 정이 강합니다.
저한텐 밖에서 만나면, 식사도 밖에서 하면 돈 많이 든다고,
집으로 놀러 오라고..나중에 집 구하려면 아껴야 한다면서
그렇게 이야길 하곤 합니다.
그런 사람이 어머님이 조금만 몸이 편찮으시다고 하면 한약이고,
양약이고, 1회 몇백만원씩 자기 용돈도 한푼 안 남겨가며
지어드리구요. 어머님이 좀 춥다고 롱코트가 하나 있었음
좋겠다고 지나가는 소리로 한마디만 해도 금새 코트를 사다
드립니다.
그러면서 저보고는 데이트 비용을 어머님 약이며, 옷해드리느라
다 썼으니 이번달엔 좀 힘들겠다고 이해하라고 합니다.
아~ 효도한다는 사람 다그칠 수도 없구요..시부모님들 두분 다
정정하시고, 아직도 일도 다니시며, 수입도 있으신데, 나중에
생활비도 드리자고 하네요..
이런게 한두번도 아니구요..매번 저보단 어머님이 우선이고,
전 닭갈비 한번 사주는 것도 생색 내면서, 어머님 드시는 거,
선물 등 다 최고급으로 해 드립니다.
솔직히 남자친군 막내라서 집 구하는 건 물론이고,
결혼식비도 벌어서 본인이 직접 내야 한답니다.
또 시아버님 되실 분이 환갑이 넘으셨음에도, 아직도 도박을
한답니다. 젊으셨을때, 공무원이셨는데, 도박땜에 퇴직금으로
빚 다 갚구요, 아직도 모르는 빚이 많이 있답니다. 결국 일은
하시지만 땡전 한 푼 없답니다. 어쩜, 결혼하고 나서 빚이 있단
걸 발견하고, 남친이 저보고 생활비에서 갚으라고 할까봐
걱정도 되구요..
위에 형들이 셋이나 있지만 큰 형은 소아마비 장애인이구요..
아직 결혼을 못 했답니다. 둘째형은 결혼은 했지만 얼마전에
형님(둘째 동서) 식구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렸습니다. 시아버님 되실 분의 빚이 너무 버겁고, 그냥 돈
벌어서 집한채 시골에 지어주곤 그렇게 도망가다시피
가셨답니다. 얼마나 많이 볶였으면 그랬나 싶어 이해하다가도
내심 섭섭하기도 합니다. 셋째 형 역시 결혼도 안하고, 그냥
미국에 돈 번다며 가버렸구요..
결국 남아있는 건 제 남친입니다. 솔직히 모든 짐을 다 남친이
짊어 진 거죠..
막내 아들인데도 시부모 모시고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효잔데 말입니다.
솔직히 2년 6개월을 사귀고, 이제 결혼을 작심했는데요..
남친이 이름난 통신 대기업에 다니고 있어 수입은 괜찮답니다.
연봉 4000만원이구요, 대리랍니다. 저도 이름난 대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수입은 그런대로 괜찮지요..
하지만 사람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 아니겠습니다.
시부모님들이 나중에 애기를 봐줄 수 있는 입장도 아니구요..
맞벌이를 할 수 있는 기간도 3년 정도랍니다.
제가 잘 선택한 건지 모르겠어요..
정말 사람은 참 좋구요..절 많이 이해해 주거든요..
저역시 새어머님 밑에서 눈치모며, 사랑을 많이 못 받고 자란
사람인데요..
남친이 저의 그런면을 잘 보듬어 준답니다.
제가 잘 선택하는 건지요?
선배님들 조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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