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졸업한 지 7년쯤 됐어요. 저도 그동안 다녔던 회사는 서너개 되는 거 같네요. 제가 학교 다녔던 때만해도 본인이 좀 준비하면 왠만한 회사는 들어갈 수 있어서 그랬는 지, 님처럼 자격증도 없는 저는 왜 그리 안일하게 생활했었는지....울신랑이 그러네요. '너 졸업할 땐 조금만 노력해도 괜찮은 대기업 들어갔을텐데...'
'그때 열심히 할 걸' 하는 후회도 있지만 서넛의 허접한 직장들을 거치면서 내 스스로 깨달은 것도 많고 나름대로 터득한 것도 많습니다. 그것들 중 하나가 '내 입맛에 맞는 직장은 없다'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스트레스는 적지만 몸이 참 많이 힘든 일입니다. 그것에 비하면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구요. 님이 바랬던 비전이 있는 일도 아니지만 요즘같이 취업 어려운 때에 저에겐 참 고마운 일입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재능에 따라 따지고 고를 수 있는 기회와 조건이 다르겠지만 곧 님도 알게 될 겁니다. 그 진실을...그리고 곧 저와 같이 우선 순위가 생길 겁니다. 마음이 편해야 한다든지, 월급이 많아야 한다든지, 자유시간이 많아야 한다든지...저는 그중 첫번째와 세번째네요. 그 두가지가 충족되니 나머지는 별로 마음에 걸리지 않게 되더라구요.
솔직히, 울 친정은 중산층에 속하는, 경제적으로 그다지 어려운 집은 아닙니다. 그래서 가정경제를 내가 책임져야 할 정도는 아니였지만 졸업 후, 울아버지는 일원 한닢 주지 않으셨죠. 그저 재워주고 먹여 주는 것만도 감사하라는 식이셨습니다. 대학때도 용돈은 제가 벌어 충당했지만요. 지금은 오히려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극단적으로 만약, 남편이나 부모님이 안계셔도 저는 혼자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으니까요. 막상 능력이 있어도 의지가 없어 캥거루처럼 부모에게 빌붙어 사는 사람들 많잖아요.
그러한 의지와 독립력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지금의 시련은 훗날 사람보는 안목과 일처리에 있어 책임감과 사람 대할 때의 몸가짐 등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것이 한번 몸에 베면 어디에 가도 인정받는 사람이 됩니다. 이것은 기술이나 지식과는 다른 것들이죠. 어렵게 직장생활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확연히 차이가 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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