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긴 커녕... 아들방이 은근히 웃풍이 세어서 발가락이 조금 시리기까지 하네요.
날이 날이니만큼. 외식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저녁 먹고 오겠다는 신랑 전화에 김이 쫙~ 빠져 버려서 밥 할 맛이 전혀 안나더라구요.
애들이랑 치킨 한마리 뚝딱 해치우고 나자마자 신랑이 오더군요.
살짝 취해서 왔어여.
손에는 파리바게뜨 케잌이랑, 맥주 3병이라 샴페인에 과자에..
거기다가 아주 커다란 (베개만~~한) 장미 꽃다발 까징...!
꽃을 보는 순간.. 저거 얼마나 줬으까?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치는데 마하1초 *^^*도 안 걸렸을거에요.
내가 누누히 말하건데... 저런 씨잘데기 없는 꽃은 제발 사갖고 오지 말라구 그랬건만... 인간이 또 사왔네?
저걸 국을 끓여먹을건가... 나물을 무쳐 먹을수가 있나.. 도무지.. 향기 좋은것도 별로 모르겠구. 딱 3일만 지나면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거를 뭐하러 돈주고 사오는지..
장미꽃 싼 비닐이나 벗겨서 종이꽃접기가 취미인 동네 아줌마나 줘야겠네요.
아예 화분이나 사오면 오래나 가지... 내가 그렇게 갖고싶어하는 대나무는 넘 비싸서 나는 살 엄두도 못내는구만...
한마디만 더하면 분위기 살벌해 질거같아 억지로 참았지요.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상에다가 케잌 펼쳐놓고 초 꽂아놓구. 과자 다 쏟아서 쟁반에놓구...목이 긴 크라스까징 찾아다가 놓구.... 그러고는 샴페인을 마구마구 흔드는거에여.
그거 뻥~ 하고 터져서 사방팔방 샴페인 튀면 그거 다 누구 일인디... 하지 말라고 막 머라그랬어여...
걍 우아하게 퐁~ 하고 터뜨렸지요^^
애들은 역시 촛불 끄는거에 환장 하고 한번 끄면 또 불켜라 그래서 촛불켜주면... 또 훅~ 불구...좋아 죽을라 그러네요.
그러다 제가 준비한 선물을 줬어요. 커플링.
근데. 손에 끼어 보지도 못한채 딸내미한테 뺏겨버렸지 머에여?
아무리 딸이 뺏어갔어두 그렇지... 성의상 한번은 끼어봐야 하는거 아닌감여? 운전하는데 걸기적거려서 필요없다구...
어찌나 서운하던지여.... 이 착한 제가 상에서 물러나 앉았다니깐요.
신랑도 눈치를 챘는지... 앙탈하는 딸아이한테서 반지를 억지로 뺏더니 한번 끼어보더라구요.
안 끼어 봤으면. 울 신랑 오늘 못넘겼죠 ^^
피곤해 하는거 같아서 맥주 한병 반 먹고,, 남겼어요.
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대서.. 먼저 자라그랬어요.
꼭두새벽에 나가야 한다네요... 히히~! 새벽 8시에요. ㅋㅋㅋ
에그...저러고 뻗어서 자는걸 보니.. 돈벌기 무쟈게 힘드나보다.. 생각이 들구.. 측은하기두 하구... 돈이 머길래 저리 좇을까 싶기도 하구 만감이 교차하네요.
술 안먹고 왔으면.. 뜨거운 밤을 보내려고 했는데. 한동안 물건너 간일이 됐군요.
오늘만 날인감요? ㅋㅋㅋㅋ
제 대신 님들이 뜨거운 밤 보내시어요. ㅎㅎ(아~ 상상된다 ㅋㅋ)
|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