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바로 우리결혼 기념일이었구나...
어머님 모시는 문제로 집안이 시끌벅적한 통에 기념이고 뭐고
깡그리 잊어 버렸었네,
아침에 회사로 출근하는 남편왈
"집............내놔라!"
그말 하기가 저리도 눈치가뵈는걸까?
성질 같아선 형님들 하는행색이 울화가 치밀어 냉큼 내가 모시겠다고 나섰을 법도했건만, 마누라 눈치보느라 몇일을 끙끙 거리더니,그말을 밷고 돌아서는 어깨가 축 늘어졌다.
행여 가는뒤통수에다대고 누가 악이라도쓸까봐 그러는지,
황당해하는 내 얼굴을 마주대하고 있을 자신이 없었던건지
알수없지만 결혼8년만에 남편의 말없음표가 가진여운을
이젠 나도 같이 감지할수 있을것만같다.
하지만 아버님 돌아가실때 부터 나는 이미 이런 상황으로 일이 진행될것 같은 생각이들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물론
나도 며느리인데 누가 시어머니를 기쁜 마음으로 모시고싶어할까. 자신도 없거니와 가능하다면 이 가시밭길을 피해가고만 싶은 심정이다.
동서들은 도대체 무슨생각으로 노인네를 이리저리로 밀어내는지...그남편들은 자신의 어머니를 밀어내는 일에 왜 방관할 수밖에는 없는것인지
할수만 있다면 그 비법을 전수받고싶은데.
우리 웬수뗑이 남편은 말없음표와 서러움으로 흐느끼는 어린애같은 모습으로 나를 자꾸만 나약하게 만들고 있다.
어찌할꺼나.......
어찌 살꺼나........
죽을힘을 다해야 겨우 본전아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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