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구질구질하면 그런대로 심난하고
오늘처럼 날씨가 엄 화창해도 심난하네여. 누가 오라는 인간이 있길하나~ 오겠단 인간이 있길하나~
오늘, 정말 시간 안갑니다.
쓰잘데기 없이 남의 손님 뒤치닥거리나 하고 있구...
울 윗층 언냐네 놀러온 손님인디... 그 언니가 없어서 우리집에 물어보러 왔다가 졸지에 손님 대접하게 되었네여.
이왕 온거 커피한잔 얻어 먹고 가야겠다고 퍼질러 앉는거 있죠.
애기까징 데불고 와서 울 집 다 헤쳐트리고 갔어잉.
누가 나 심심하댈까바 일거리 해주고 가네염.
끓여 놓은 물이 없어가지구 집 앞 슈퍼에 가서 생수 한병 사오는데 대낮부터 아줌마가 술을 두병이나 사가지고 가는거있죠.
지금도 그리 멀쩡해 보이지 않는데...
궁금해서 . 물 사서 나오다가 다시 들어가서 물어봤지여. 저 아줌마 되게 이상하다구요.
신랑한테 혼나도 맨날 술 먹고 있대요.
어디서 많이 본 아줌만데?
아~ 맞다. 작년에....
고추말릴 때 쯤이니깐.... 작년 이맘때였던 것 같네여.
시장가면서 어떤 아줌마가 쪼그리고 앉아서 고추 말리려고 널어논 걸 걸레로 하나 하나 닦고 있더라구요. 무심히 지나쳐서 시장 갔다오다보니깐 오는 길에도 역시 고추를 닦고 있지 머에여.
한 시간 가량 됐을 텐데. 다리도 안 저리나?
그러다.. 한참후에 슈퍼갈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가봤더니.
아까그 고추닦던 아줌마가 빗자루를 거꾸로 들고 5살 정도 되는 남자아이를 마구 쫓아다니는 거에요.
애가 아들인가봐요... 잡히면 죽일거 같더라구요.
뭘 잘못했는지. 양말바람에 빗자루 손에 들고 악을 악을 쓰며 쫓아다니는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애를 무슨 수로 잡겠어요.
용하게도 애가 안 잡히더라구요.
그럴수록 그 아줌마는 약이 오를데로 올라서 더 악을 쓰고.
한참을 구경하고 서도 끝이 안나길래... 뒤돌아서 오려고 하는데... 동네 아저씨들이 말리니깐 지 성질 못이겨서 바닥에 벌러덩 누워서 마구마구 팔 다리 휘젖고 옷을 쥐어 뜯고 그러고 있더라구요.
화장이나 곱게 안했으면... 옷이라도 그저 그렇게 입고 있었으면... 그냥 그러려니 했을텐데
분명 내가 고추닦는거 보구 있을 때는 천상,,, 하늘에서 내려온 여자였걸랑여?
무신 두얼굴에 나오는 헐크를 본 것만 같아서. 영~ 이상하더라구요.
바로 그 아줌마.... 일년새에 완전 술병 끌어안은 아줌마가 되어버렸네여.
애도어린디... 가계부에 계신 님들은 술 많이 먹지 마여.
에구... 남 걱정 할 때가 아니지.
울 신랑 어제도 술 먹고 4시 넘어서 들왔어여.
이제 술 먹고 오면 신랑이라 안하고 꼴통이라 그럴거에여.
|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