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싱숭생숭 합니다.
내일이 결혼 5주년이랍니다.
결혼하기 전날 둘이서 은행에 갔었더랬지요...
거창하게 적금을 하나 들고 웃으면서 5년후에
이돈으로 무엇을 할까 행복한 고민을 했었죠...
딱 5년이 흐른 오늘 그 적금이 만기가 되었습니다.
가계부에 첫번째 화면에 보이던 그 잔액을 보고
흐뭇했었지요.
imf때도 마지막까지 깨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고
버틴 적금.....
비록 그 적금에다가 돈을 더 보태어 전세금
빌린거 갚을꺼긴 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남달랐답니다.
몇일동안 가계부를 쓰지 않은 탓에 가계부도
기록하고 있는데....남편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야! 울 회사 여직원한테 적금 만기 된다고
했더니 그 여직원은 올 연말에 자기도 2억짜리
만기 된단다...."
허걱......
2천도 아니고 2억!!!
그 남편은 카센타를 하고 있습니다. 한달에 5백만원씩
부었다는군요....
우린둘이 벌어도 한달 월급이 그 만큼 안되는데 말이죠..
그러면서 남편이 우리도 한달에 자기 월급은 적금 붓고
내 월급가지고 생활하자는 겁니다.
실소가 나왔습니다.
우리가 신혼입니까?
대출금과 아이가 없을때 할수 있는 얘기 아닌가요?
우린 지금 남편월급은 적금,대출금,보험,아이
맡기는돈..딱 이만큼입니다.
제 월급가지고 먹고 사는거죠...아이 유치원비도
내야하고, 세금, 용돈..........
결혼 5년되는 날....너무나 허무하네요..
적금 타러 가는것도 왜이리 달갑지가 않은건지....
다음주에 갚을 돈이라 몇일이라도 내 통장에
넣어두고 기뻐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남편은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하필이면
결혼기념일에 시댁 식구들과 놀러가자고
콘도 예약했답니다.
놀러가면 그 돈 전부 우리가 내야하는데...
전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되었어요...
아마도 20만원이상 깨지겠지요....
이제는 내 결혼기념일이 아까운게 아니고
그돈이 너무나 아쉽답니다.
작년 결혼기념일엔 제가 미국 출장중이어서
같이 있지도 못했는데.....왜들 모를까요?
다음주에 친정엄마가 보약해준다고 오라고
해서 가기로 했는데...
시부모님과 친정부모님....
결혼하고 5년때 또 한번 이 아이러니 한
숙제를 놓고 한숨을 지어 봅니다.
""""옛날로 돌아가고 시포""""""
진짜 푸념덩어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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