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많이 비슷하네요. 결혼연차두, 가진 고민두...
다른 게 있다면 이제 전 더 이상 그런 고민 안한다는 거죠.
제 주변에도 매주 시댁에 가는 사람이 있어요.
장손이니 노인네들이 쓸쓸해하니 하면서 그게 정말 도리인양
하는 데, 솔직히 전 그거 사람할 짓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혼한 여자에게도 사생활이라는 게 있고, 직장을 다니건
집에서 살림을 하건 피곤하긴 마찬가지 잖아요. 모처럼 쉬는
날이면 늦잠도 잘 수 있고, 가족끼리 혹은 혼자서라도
여행이나 기타 오붓한 시간을 가지고 싶잖아요. 결혼을
했다고 무조건 그런 것들을 포기하고 산다는 건 말이 안돼요.
한달에 한번이라도 일단 가서 잘 하면 된거예요.
매주 가면서 투덜거리는 거보다 그게 훨씬 효도하는 거 아닐
까요? 시부모님이야 섭섭할 수도 있지만, 우린 뭐 섭섭한 일 안
당하고 사남요?
참고로 울 시어머니는 무지 무지 자식 사랑이 끔찍한 분이시라
섭섭한 마음을 가지려면 끝도 없답니다.
며느리가 임신을 했어도, 자기 아들 밥 잘 먹는지만 물어보고
아들 보약 챙겨보내시더니, 애 낳고 나서 애가 밤에 수시로 깬다
고 하니깐 자기 아들 잠 못자는 것만 걱정하시더라구요.
명절 때, 자기 딸들은 다 오는데 며느리들은 친정에 안 보내려고
해요. 가야한다구 짐싸면 뭐 바쁜 일 있냐구 물어 보구...
서울사는 언니가 보고 싶다구 빨리 오란다구 하니깐 출가외인이
언니는 왜 만나려구 하느 냐는 둥.. 아주 치사스러워 말하기도
싫은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랍니다. 신혼 초에 개인적인 일이
있어 애를 몇달 뒤에 계획하구 있다니까, 당장 가지라구
네가 애 안 낳으면 뭐할거냐구 까지 하더군요. 그때 생각하면
지금두 자다가 벌떡 일어나진다니깐요. 그래봐야 자기 아들만
피곤해진다는 걸 왜 모르실까!!
어쨌든 농사일로 바쁠 때는 가서 열심히 일해주고 와요.
제사 명절 때도 가서 열심히 하구요. 윗동서하구도 친하게 지내
구....하지만 어른들 비위 맞추려구 노력은 안해요.
버릇없이 군다는 게 아니예요. 내가 잘해서 시어른들이 기뻐
하신다면 좋겠지만, 내가 할 수 없는 범위에서 섭섭해 하시는
건 그냥 포기한다는 말이예요. 어차피 못해내는 일이라면 마음
을 비우세요. 며느리도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한사람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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