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아버님과 친정 아빠 생신이 한 날이랍니다.
처음엔 그냥 그런 우연이 재미있다고만 느꼈고
그렇게 불편한 줄은 몰랐죠.
그래도 시댁에서 많이 배려해 주셔서 시아버님 생신을 좀더 일찍 챙기고 거의 제 날짜에 아빠 생신을 챙기기는하죠.
결혼하고 처음 맞는 시어머님 생신을 저희 집에서 해드렸어요.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긴장만 되서 그냥 어찌어찌 지나갔었는데, 이번엔 아버님 생신이죠. 어머님 생신은 그냥 식구들끼리 먹는데 아버님 생신은 큰집, 작은집 식구들도 초대하거든요.
전에 어머님 생신때 들은 바로는 어머님 생신만 처음에 제가 차려드리고 그 담부턴 시댁에서 하기로 했었거든요. 그런데 추석때 시댁식구들 모여있는데 신랑이 저보구 말이라도 아버님 생신 우리집에서 하자고 하라구 그러는거예요.
전 임신 6개월이니 그냥 말로 인심이나 쓰란 거죠.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어머님, 아버님 생신 저희집에서 할까요?" 했더니 어머님 아주 반가워하시며 " 그럴래?" 하시더라구요. 방학때 쉬다가 학교 나간다고 힘들어서 어쩌냐구 눈물까지 보이시던 양반이 그보다 더 힘든 지금은 생일 해먹자구 그러시는데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때 보이신 눈물은 다 거짓말인가?
물론 빈말 해놓은 저도 잘못이지만. 다행이 아버님과 시누 둘이 힘들어서 안된다고 말려서 그냥 시댁에서 하기로 결정났지만 기분 찜찜합니다.
신랑의 빈말이라도 하라는 의도는 며느리가 되어서 시아버지 생신상은 차려야되지 않겠냐 그 소리겠죠? 아무리 임신을 했더라도. 그러더니 오늘 아침엔 그러더군요. 처형이랑 상의해서 장인어른 생신날 나가서 먹자구요. 집에서 먹으면 저도 일 못하는데 장모님만 힘드시다고.
아유...꼴보기 싫어라.
마누라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자기 아버지 생신은 우리집에서 해먹잔 소리나 하구...
평상시에 잘 챙겨주시구 신경써주시던 시어머니한테 정이 딱~
떨어질라구 하네요. 그렇게 절 안쓰러워하시던 모습은 어딜루 가신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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