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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결혼 후 첫 명절, 시작을 눈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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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promise50 |
조회수 : 885 |
작성일시 : 9/15/2002 2:14:43 P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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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신랑이랑 아홉살 차이가 납니다. 결혼한 지 7달쯤 됐어요.
시댁도 친정도 차로 20분 거리에 살고있구요,
시댁식구들은 손위 시누, 손아래 시누, 결혼 안한 도련님 있구요. 아들없는 우리 집에 신랑도 무척 잘 한답니다. 시댁식구들도 다들 너무 좋아서 평상시에도 전 내가 시집은 정말 잘 왔다는 생각 늘 하고 산답니다.
그런데, 좀 있으면 추석이잖아요.
시누들은 추석날 차례지내고 오후에 시댁으로 올거거든요.
저도 추석날 차례지내고 친정가고 싶어요. 물론 아주 가깝게 살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추석날 가고 싶은데 제 맘이거든요.
시집간 언니는 추석에 이쪽으로 내려오긴 하지만, 어른들을 모시고 내려오는 거라서 친정엔 못들리고 갈 것 같아요. 아들도 없고, 덜렁 동생이랑 부모님 허전할 것 같은 생각에 더 가고 싶답니다. 그런데, 신랑은 누나랑 동생들 추석때 모이는데 추석날 저녁은 시댁에서 모여서 놀고 처가에는 다음날 가자고 합니다. 물론 친정이 가까우니 그래도 충분히 되는 거리기는 해요.
그런데, 전 섭섭하더라구요. 착한 시누들이라 저혼자 부엌에서 일하고 친정이라고 놀기만 할 사람들도 아니지만, 시누들은 친정이라고 와서 편히 쉬는데, 담날 가더라도 전 친정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신랑한테 섭섭하다구 얘기했어요. 저랑 상의도 없이 누나한테 추석때 모여서 놀자구 그러길래...
그랬더니, 제가 이해가 안된대요. 어떻게 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냐면서.. 우리 누나가, 내 동생이 너한테 그렇게 잘 해주는데 너는 고마워할 줄도 모른다고, 고마워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섭섭하단 소릴 할 수가 있냐구...내가 처갓집엘 안가겠다는거냐고, 다음날 가면 되는데 왜 추석날 아니면 안된다는거냐구...우리 식구들이 너한테 추석이라고 일을 시키냐고...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우리 식구들을 고마워할 줄은 모르고 당연히 여긴다고. 누나랑 동생들 모여있는데, 장남인 내가 일어서서 나와야겠냐구...
전 신랑한테 꼭 추석당일에 친정에 가야된다고 우기지 않았습니다. 섭섭하단 얘길 한건데, 섭섭하단 생각이 든 자체가 괘씸하다고 하더라구요. 다른 얘기까지 들먹거리며 절 아주 싸가지없는 인간으로 몰더군요. 난 그렇게 생각한 적 없는데 그렇게 매도하니까 ... 눈물만 줄줄 흐르더라구요.
그리고 지금 임신 중인데, 애기 낳으면 아가씨가 키워준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저보구 못됐다면서 왜 우리 누나가, 내 동생이, 우리 엄마가 우리들 애한테 매달려야 되냐구, 니가 안키울거냐구 윽박질러요. 내가 키울거라구...우리 식구들 힘들게 안할거라구....
전 남들한테 시댁 이야기할때 너무 고맙게 잘해준단 얘긴 자주 해봤어도 신랑 얘기처럼 고마워할 일을 당연시해본 적 없습니다. 너무 기막혀요. 제가 섭섭하단 생각을 표현한게 그렇게 괘씸하고 싸가지 없는 일인가요?
나를 불편하게 하고, 구박하는 사람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가 있는 자체가 내 친정처럼 편하지 않은게 시댁이잖아요. 시댁식구들이 아무리 잘 해준다고 친정에서처럼 힘들다고 벌렁 드러누울 수 있나요? 우리 신랑은 누나가 시댁에 가기 싫어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 시댁어른들은 자식들한테 돈가져오라고 하시니까. 당연히 싫겠죠. 그리고 저는 시댁에 가기 싫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식구들이 그렇게 잘해주는데 왜 가기 싫어? 라는 생각을 하는거죠.
맏며느리가 되어서 당연히 꿈도 꾸지 말아야 할 생각을 한건가요,제가?
내가 그렇게 고마워할줄 모르는 인간이고 못된 인간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속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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