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간이 밤 11시반 ... 울 신랑 방금전에 들어와가지고 한다는 소리가 "어, 아직 샌들 안빨았네" "침대위에 정리좀 해라" 식탁밑에 있던 기대어 있던 제 가방이랑 딸내미 유치원 가방이랑 툭툭 발로 치면서 "왜 이런건 방에 제자리에 안놓노" 기타등등 기타등등 ... 그래서 제가 그랬죠 "어머 (소파에 붙은) 껌인줄 알았더니 말도 하네" 라구요 ㅋㅋㅋ
제가 치우는것도 한계가 있고, 또 유치원에서 데려와 애 잘때까지 겨우 2~3시간정도. 그 시간에 밥먹이고 같이 공부하고 책 읽어주고 하다보면 시간도 후딱 가버리는데. 그리고, 좀 어질러져 있으면 자기가 치우면 안됩니까 자기나 나나 똑같이 회사가서 일하는데. 더구나 저녁때 딸내미 빨리 재우느라 제가 먼저 방에 데리고 들어가 자는데요 아침에 일어나보면 거실이 난리도 아닙니다.
샤워하고 마신 맥주캔, 딸내미과자 꺼내먹고 그 봉지,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꺼내먹고 그대로 (요즘은 포도껍데기) 바닥에 나뒹굴죠 ... 에고 말하자고 들면 정말 끝도 없슴다.
저도 힘내기님처럼 성깔대로 하면 그냥 ... 에구 그놈의 결혼이 뭔지 맞벌이가 뭔지.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우유만 겨우 먹여서 보내긴 하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아침에 국하나 끓여서 멕여도 그 힘든거 모르고 자기 친구들한테는 태연하게 "나 아침도 제대로 못얻어먹고 다닌다" 고 하질 않나
밤새 기침하고 토하는 애때문에 잠도 못자고 새벽에 겨우 잠이 드는 바람에 아침에 늦잠자면 "니는 여자가 뭔 잠이 그리 많노. 딴 여자들은 새벽같이 일어나서 밥 하드만" 하질 않나
사실 제가 회사일 빼고는 (그나마 천만다행) 뭐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마누라 별명을 "띨띨한 청춘" 으로 지어놓고 툭하면 불러대질 않나
저희 회사가 무슨 날나리 회사도 아니고, 저도 엄연히 직장인인데 저는 맨날 회사에서 노는줄 아는지 툭하면 시간 오래걸리는 심부름시키질 않나
더 쓰고 싶지만 지면이 작을거 같네요. 읽는 님들 시간도 아깝고.
저 그래도 신랑모르는 비상금 모을때까지 이 악물고 조금만 더 회사 다닐려구요.
맞벌이 하시는 님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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