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하고 회사(연희동)에서 바라보니 저희 동네(대림동)쪽 하늘이 까매보이더군요. 그래도 설마 했어요.
웬걸요, 신도림역에서 내려 출구로 나오는데 사람들이 그 넓은 계단에 빽빽이 들어차서 밖으로 안나가는 거에요.
겨우겨우 밀치고 나와봤더니 글쎄 그냥 굵디굵은 장대비가 막 쏟아지는 거예요. 사람들도 웬만하면 그냥 갈텐데 엄두를 못 내더군요.
저는요 망설이고말고 할 여지도 없이 걍 빗속으로 뛰었죠. 그때 시간이 6시 40분 ... 보나마나 유치원에 저희 딸내미 혼자 내지는 2~3명만 남아 있을텐데 어떡하겠어요. 더구나 어제는 얇은 실크브라우스 한장 입었는데 ... 택시는 사람이 많아서 엄두도 못내고 막 떠나려는 마을버스 문 두드려서 겨우 얻어타고 정류장에서 집까지 또 비맞고 냅다 뛰었죠. 집에가서 애 우산이랑 장화랑 챙겨서 유치원에 갔더니 다행히 아직 3명정도 남았대요.
막 삐질려는 딸내미 데리고 슈퍼가서 장보고 나왔더니 글쎄 이게 웬일입니까. 비가 싹 그친거예요. 그렇게 쏟아지던 비(소나기)가 불과 몇십분만에 그친걸 보니 얼마나 황당하고 서글프던지요.
다른 사람들처럼 신도림역에서 조금만 기다렸더라면 그렇게 홀딱 젖지는 않았을텐데 ... 에구 서글퍼라. 8시쯤 퇴근해 온 울 신랑 왈 "비가 어디에 왔다는거야" ... 우띠 :(
저라고 뭐 날마다 이런일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게 맞벌이인것 같네요. 밑에서 힘내기님과 얘기하다보니 어제 일이 생각나서 한번 써 봤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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