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시댁식구들 땜시 맘 고생 마니 하시나봐요
글 일다보니 울 시집식구들은 참 저한테 잘 해 주시는 것 같아요.
전 이제 결혼한지 17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전 서울에 있고 시댁은 부산이라서 자주 내려가지도 못하지만 내려가면 전 언제나 늦게 일어난답니다.
그럼 저희 시엄마,아버지는 장에 가셔서 장보다가 밥 다해주시곤 합니다. 오히려 제가 일찍 일어나면 더 자라고 하시지요.
아직 결혼 안 하신 시아주버님도 계신데 그 분은 저희 내려오면 불편해 할까봐 일찍 나가신답니다. (방이 두개 밖에 없어서 저희내려오는 날이면 들어 오시지 않아요)
시누이도 시누이 행세는 하지 않으시고요.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 책 전집 사라고 해서,거금(200만원정도)을 주고 전집이랑 장난감을 산적은 있지만요. 그것만 빼면 저희 집에 와서도 저 혼자 일하게 두지 않으시고 같이 해 주신답니다.(물론 제가 일,요리를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그런면에서 보면 넘 감사하네요. 시댁 잘둔거.
한편 울 신랑은 울 집 잘 안갈려고 해요. 울 아빠가 술을 조아하셔서 울 신랑 붙들고 술을 잘 드시거든요. 울 신랑은 피곤한데 그러면 시르니까 울 집에는 거의 안가요. 결혼 초 그것땜시 많이 속상해서 울고 했는데 지금은 저도 뭐라 야기 안해요. 그냥 부모한테 못댄 딸이 되는 거죠. 그래서 지금은 울 엄마,아빠도 오라 안해요. 그냥 뭐 있으면(예,보신탕) 그냥 가지고 가사 먹으라고 하지요. 그러면 속상해요. 자식은 4명인데 제가 언니 제쳐두고 시집을 먼져 갔거든요. 그래서 울 부모님 한테는 첫 사위인데 사위가 넘 어렵데요. 저만 가운데서 속 끓이는 거죠.
요번 휴가도 부산 가기로 했는데 마지막날 울 집 가자고 하니까 대답을 안하네요.ㅜㅜ
울 부모님은 울 딸래미까지 봐 주시는데도요. 울 엄마는 울 딸래미 안다가 잘못 안으셔서 팔이 인대가 늘어나서 부황뜨고 계속 한의원 다니는데 엄마한테 안부전화 한통 없어요.
바로 십분거리인데도요. 울 신랑이 그러니 자연스레 저도 시댁에 전화도 뜸 하게 되고 하더라구요 그런데도 울 시어머니 별 말씀 안하세요 나중에 뭐라 하실련지는 모르지만요.
암튼 시부모님한테는 별 불만 없고 항상 미안한맘 들면서 사는데 울 신랑한텐 쬠 서운해요. 언젠가 한번 울 신랑이 그러더라구요. "넌 우리집에 한달에 전화 몇번 하냐고..."할말이 없대요.
이런걸로 싸워요. 울 집에서 개고기 가지고 올때마다.
제가 저번 한번은 개고기 가지고 올까 물어 봤더니 가지고 오지 말래요. 개고기만 먹으면 싸운다고 그래서 집에서 개고기 안먹기로 했다고요. 전 속상하지요 이런야기 집에도 못하고. 제가 눈물이 쫌 많거든요. 결혼하고 얼마 안되서 집에서 야기 하다가 울어 버렸어요. 그랬더니 그 담날 울 아빠 술 잔뜩드시고선 저 붙잡고 그러시더라구요 "잘 살아야 한다. 니가 첨 이니까 니가 잘 해야 언니나 동생이 잘 산다"고 요.
그 후론 속상한 야기 집에 안해요. 그냥 혼자 삭히면서 지내요.
첨에 울 시댁 자랑하다 나중엔 울 신랑 흉이 되어버렸네요.
울 신랑 젤 시러 하는것이 아줌마들 모여 앉아서 신랑들 흉보는 건데요 말예요....
암튼 님들 글을 쭈욱 읽다보니 제가 그런면에선 복이 있는것 같군요. 다시한번 부모님들께 감사드려요. 낼 저녁 차로 내려가는데 그땐 일찍일어나서 밥이라도 해야 되겠지요...
p.s 혹시 새마을호 유아동반 열차 타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저흰 요번 첨 그거 타거든요. 저번에 무궁화 밤차타고 내려가서 밤새 애땜시 기차에 앉아 있지도 못해서요. 그런데 새마을 예약하다가 보니까 유아동반칸이 있더라구요. 어케 생겼는지 궁금해서요. 낼 가면 알겠지만 넘 궁금해서요. 별 시덥지 않은 걸로 궁금해 하지요...^^
|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