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가엽군요. 정말 힘들겠어요. 님을 보니 저는 아무것도 아니네요. 우리 시엄니 아들이 하나라 그런지 시댁에 올때면 아들 엉덩이 두드리며 아들만 데리고 들어가는거 있죠.
밥은 먹고 다니냐, 어쩌고 저쩌고 아니 그럼 내가 내 신랑 굶길까봐 그러세요?
이제는 같이 사는데, 내가 잠깐만이라도 다른일 하고 있으면 쏜살같이 아들 옆에 가서 어리광을 피워요.
나 여기가 아프다 주물러다우, 요기도 아프네...어울리지 않게 애기 흉내도 낸다니까요.
꼭 첩 하나 끼고 사는 것 같다니까요.
요즘 같은 여름엔 밤에 자다가 안방을 조용히 열어보고 스윽 지나간다니깐요, 그럼 얼마나 소름끼치는 지 아세요?
아들 부부가 끌어 안고 잘까봐 엿보는 건지.
당신도 젊었던 시절이 있었을 텐데.
꼴도 보기 싫을 땐 밥도 주기 싫고 숨쉬는 것도 역겹고 그래요
겉으론 내색 못하고 속으로만 삭일겨니 힘드네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여지껏 말대꾸 한번 못해봤어요.
그랬다간 시누들한테 꺼이꺼이 울면서 내가 구박한다구 하구, 이불자리 펴놓고 들쓰고 누워서 아들 잡고 하소연하니...
님,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어요, 좀만 참으세요.
나는 이대로는 우울증에 걸리든가, 미칠것만 같아서, 성당에 가서 넉두리하고와요.그냥 있지 말고 님의 생각을 다른데로 분산시킬 일을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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