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저도 백일 지난 아들이 하나 있는 주부인데요..
제 신랑은 저같이 건강이 철철 넘치는 인간이
아프다는 소리가 이상한가봐요..
구래서 저는 아프다고 소리를 막 질러요.. 그래야지 아픈줄
알거덩요.. 제 신랑도 주말이 없어요.. 집에오면 시체지요..
누우면 골아떨어지구.. 요즘 자기도 헬스다닌다고 얘기만 하지
갈 생각을 안하네요.. 집에오면 꼼작도 안해요..
심지어 밤에는 볼일보고 불도 안끄고.. 물도 안내리고 해서
사람을 무진장 화나게 합니다.. 그래도 이젠 '이궁.. 저인간
내가 없으면 어쩌나~~'이런 걱정이 들고 성질은 그때뿐이더라구
요.. 맨날 어디 나갈생각도 안해요.. 집이 젤 좋다나요..
바람좀 쐬고싶다고하면.. 창문틈 사이로 바람이 술술 들어오는데
바람은 무슨 바람이냐고 하구요. 또 낼부터 일주일 휴가인데..
시댁에 내려가 있을거예요.. 가면 뭐하냐구요. 저는 맨날 부엌
데기 신세인걸요.. 그래서 가면 어디 데리고 좀 나가주기도 하고
해야지.. 라고 궁시렁거렸더니만.. 뭐라는줄 아세요..
이번에는 바람 무진장 씌여준다네요.. 밭으로 논으로 삽하고 곡
괭이 쥐어서 실컷 쐬게 해준데요.. 밤에 더 바람쐬고 싶으면
집에 안들어와도 된데요.. 하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오더군
요.. 그래도 울 신랑은 말을 많이 해줘요.. 제가 항상 듣는편이
거덩요.. 제가 신문을 잘 안보니깐.. 신문내용도 얘기해주구요..
또 읽을거리는 읽어보라고 접어서 줍니다.. 그런건 좋구요..
다른건 좋은게 하나도 없어요.. 그래도 사랑하며 살랍니다..
님도.. 남편의 모자라는부분을 매꾸어서 아기자기 알콩달콩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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