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친정을 다녀왔습니다.
아이가 어리다는 핑계,
남편이 바쁘다는 핑계로 친정나들이 보다는
부모님이 서울상경하시는 날이 더많아요.
요즘은 그럼 모습이 풍조라고 하지만
나이드신 분들이 지하철 갈아타고 다니는게 쉬운일 만은 아닙니다.
다행스러운건 부모님은 또래보다 젊어 보이고
아직까지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계셔서
손자손녀에게 세련된 할아버지
할머니 소리를 듣고 지내십니다.
오랫만에 내려갔더니
아버지는 정원을 이쁘게 꾸미고
상추와 쑥갓,배추,토마토,고추등을 심어
날마다 무공해 야채를 드시고 계셨어요.
아침에 일어나 성큼성큼 예쁘게 자라는 채소를 보면서 자식들을 생각하다 하셨어요.
재작년 혈압으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셨는데
언제나 걱정스럼 마음이지만 제살기 바쁜 세상이니
한시간 남짓한 거리에 살면서 자주 찾아뵙기가 쉽지않으니
마음이 서늘해졌습니다.
자랄땐 몰랐는데 네방과 욕실 두개,거실유리창까지
대청소를 하다보니 운동장 처럼 느껴지던군요.
이미 버려진줄 알았던
때묻은 조각도가 서랍속에 정리되어 있는 모습에서 향수를 느꼈어요.
내가 사용하던 물건들 대학 졸업후 서울로 상경해
이미 십여년이 지났는데 부모님은 자식들 물건 하나하나
소중히 보관해주셨어요.
"이런거 버리지!"
"나중에 필요할까봐..이런거 보면서 너희들 키울때 생각한단다"
이층 창고에 올라가니 커다란 고릴라와 곰인형들이
비닐에 쒸워져 한곁에 자리해있고,
수많은 팝송테이프 바구니에 잘담겨 비닐에 묶여있고,
친구들과 예쁜편지지에 나눈정!
먼지는 폴폴 쌓였지만 박스를 열어보면서 잊고 지내던
친구들을 생각했습니다.
우리부모님은 자신을 희생하면서 많은 사랑을 나누어 주셨는데
정작 성인이된 장성한 자식은 보답은 커녕 늘 어린애 같습니다.
늘 마음은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있지만 정작 만나면
엄마랑 싸우게되니
친정엄마랑 있으면 툭탁거리고 말싸움을 하게되니
정말 나쁜딸년입니다.
아이들에게 신선한 과일 먹인다고 새벽 4시에
청과물 도매상 찾아가 과일을 한상자 사다 놓으시고
어린 손녀들 일어나기만 바라시는 엄마아빠께 감사하기는 커녕
"아침부터 생고생을 하고 난리야!다 먹지 못할텐데 잔뜩 사다놓고
...."
난 싸가지 없는 말만 골라서 내밷는지...
점심때 집앞에 생긴 피자헛에가서
노인네 줄서서 피자사오고 풍선 얻어주시고
"우리동네 쌔구쌭게 피자가게인데
여긴 비싼데 뭐하러 사와 아빠는.."
.....
그러자 울아빠
"지나다니다 보면 네또래 엄마들이 잔뜩 모여 피자 사먹고 하더라
,넌 애들이 어려 이런데 못다니잖니.
따실때 많이 먹어"
하시며 콜라를 부워주셨습니다...
전 나쁜 딸년입니다.
어쩌다 서울에 올라오시면 막내딸이 가장 편한지
우리집으로만 오시죠.
잘난 아들집에 가지 우리집만 오냐고
승질내기도 합니다.
때마쳐 식사 준비하는게 귀찮아
아침은 라면에 밥말아 먹고,
점심때는 중국음식 시켜먹고
저녁때는 나가서 해결합니다.
장이 안좋아 밀가루 드시면 안되지만
딸년이 해주는대로 아무말씀없이
맛있다 하시며 드십니다
손녀딸 생각에 쇼핑할때마다 티셔츠 사다 모아두셨다 택배로
부쳐주시면 감사히 받기 보다는
유명메이커 옷사주지 않았다고 타박합니다.
그리고 다음엔 옷사주지 말고 돈으로 달라합니다.
오실때마다 제대로된 식사를 대접한 적이 없으니..
친정엄마 혼자 오시면 엄마는 예약된 파출부 처럼
김치는 종류별로 다담아 주시고 와이셔츠 다림질등
힘든일은 도맡아하다 가십니다.
늘 당연하다는듯 엄마는 일하고
딸래미는 밀린 잠자고..
정말이지 나쁜딸년 입니다..
오늘 올케가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임신중독증이 심해 페에 물이차 사경을 헤매다
중환자실에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습니다.
심한 부종으로 얼굴은 퉁퉁 부워있고
보기만해도 무시무시한 커다란 산소통!
코에 산소 튜브를 대고
숨을 헉헉 거리는 올케성!
임신중 발견한 물혹 때문에
열달내내 불안함 마음으로 아이와 열달을 보내다니...
폐에 물이차 숨이 꼴깍 넘어갔지만
열달동안 함께한
아이를 포기할수 없었다는 올케성.
착한며느리가 아니기에
마음속으로 많이 미워했습니다.
사경을 헤매고 누워 잇는 모습을보니
간절한 기도만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강북삼성병원까지 먼거리 다녀오니
소홀히 했던
부모님 생각이 간절합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생사를 오가며 주기만 하는데
"아가페사랑"
그런건 부모면 당연한 과제다란 생각에 과제물로만 생각했습니다..
둘째 며느리 출산을 지켜보지 못해 조바심 태우며
손자녀석 심심할까 토끼두마리 사오셨다는 친정부모님.
며느리 회복될때 까지 손자 데리고 있으시겠다며
유치원 섭외해 놓으셨다고 걱정말라 하시는 부모님..
그 넓은 마음을 내어찌 헤아릴수 있을까요...
나누어 주신 사랑에 절반이라도 보답할랍니다.
사랑을 나누기 보다는 받는것에 익숙한 막내딸년이
오늘 깊이 반성합니다.
퍼온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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