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이모는요 7남매의 막내였는데요 이모 고등학교 다닐때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모두 돌아가셨죠.
학교 졸업하고 부산에서 전화국엘 다녔는데 노처녀가 다돼서 결혼을 했답니다.
근데 이모 시어머니 되시는분이 첨에는 부모없는걸 가지고 시비를 거시더니 그담엔 나이 많은거 그리고 저희 이모는 자궁에 문제가 있어서 애기를 가질수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당연히 난리가 났어요. 이숙한테 씨받이를 들이라는둥 (둘째 아들한테서 손주들도 많았는데) 집에 액운이 꼈다고 맨날맨날 굿하고 그랬죠.
저 어렸을때 엄마하고 해운데 놀러갔다가 미리 연락안하고 이모집에 딱 한번 간적이 있는데 대문옆 골목길에서 쭈그리고 울고 계시더군요.
그렇게 난리를 치던 양반이 어디 용한집에 가서 점을 봤는데 이숙이 다른 씨앗을 봐도 팔자에 자식이 없다는 (몸에는 이상이 없지만) 얘기를 듣고 나서는 그쪽으로는 포기하셨죠.
근데, 가만히 있으셨겠어요. 이분이 일일이 풀먹여서 꿰매덮는 그런 이불하고 베개만 덮으셨다는군요. 이모가 아침에 일어나보면 그 이불들하고 베개를 사흘에 한번씩 뜯어서 내놓으셨답니다.
어떤날은 집안의 그릇들을 다 꺼내놓고 닦게도 하고 ... 하여튼 날마다 그날 온종일 해야하는 일들을 산더미처럼 내놓고 아침부터 나가셔서 저녁때 들어오셨다네요.
어쨋든, 이모부과 이모 십년넘게 같이 살면서 잘 견뎠죠. 그러다 이모가 병원에 다니기 시작하고 이모부가 도저히 안되겠는지 서울로 옮기셨어요.
그리고, 이제 이모 나이가 예순이 다 돼 가는데 부산에 사시는 이모 시어머니가 자궁들어내는 수술하시고 중풍끼도 있다고 서울생활접고 부산에 내려오라고 하셨다네요. 아직 이모 시아버지도 살아계시구요.
이모는 예순이 다 되신 나이에 이혼을 생각하고 계십니다.
슬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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