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랑 저도 비슷한 상황이네요. 님의 글을 읽고 님이 얼마나 속상한지 알 수 있을 거 같더라구요.
저는 신랑이랑 동갑이고 결혼한지 1년이 좀 넘었지요. 동갑이라서 그런지 아직 철이 덜 들었다고밖에 생각이 안들어요. 저의 신랑은 친구를 넘 좋아해서 술을 자주 마시러 나가요. 그리고 집에 오면 tv 보면서 시간을 보내죠. 같이 즐겨볼 수 있는 프로라면 말도 안해요. 애들이 보는 스타크레프트라는 것을 잠자기 전까지 보면서 내가 뭐라고 하면 잔소리나 한다고 하죠. 정말 결혼초기에는 넘 답답하고, 어디 가서 하소연 하지도 못하고..
몇달 전에는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면서 60만원 정도의 테잎을 샀죠. 저는 너무 거금이라서 일반 시중에 파는 영어테잎도 아주 잘 나왔다고 설득을 시켰는데 막무가네로 사더라구요.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까지 다 받아놓았지만, 일주일도 아니고, 3일쯤 공부하더니 시간이 없다,지치다, 나중에 하겠다고 하면서 지금까지 한번도 보지도 않고... 그거 땜에 카드값 갚느라고 허리가 휘는 줄 알았어요. 일시불로 지불했거든요.
정말 속타서 죽겠어요. 남들은 신랑이 바람피는 것도 아니고, 어디가서 노름하는 것도 아닌데, 뭐 그리 걱정이냐고 하지만, 정말 안겪어 본 사람은 이 심정 모른다니까요. 혼자 아무리 발버둥치고 잘 하려고 해도 신랑이 이렇게 철이 없는 걸 보면 넘 속상해서 가끔은 왜 이렇게 철없는 신랑이랑 결혼했는지 후회도 돼고.
어제도 11시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들어오겠다고 했는데 1시가 되어도 들어오지 않자 속상한 마음을 삭일려고 읽고 있던 책을 갑자기 던져 버리고는 막 혼자 울었어요. 그리고 핸드폰으로 연락해서 막 윽박질렀더니 그제서야 금방 온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그나마 위안이 되는 돈을 많이 벌어오지는 못하지만 직장 생활 열심히 하는 것 땜에 살고는 있어요.
남들은 저보고 너무 한다고 하지만, 저도 저 나름대로 얼마나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이런 철없는 신랑하고 산 사람만이 이런 고통을 알 수 있을 거 같네요.
푸념은 그만하고, 하여간 옆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도 자신이 느끼지 않으면 잔소리로밖에 안들릴 거고, 우리라도 열심히 살아봐요. 언젠가는 느낄 날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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