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먼저 저의 상황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작년 11월에 결혼해서 주말 부부를 하고 있습니다. 신랑은 거제도에서 저는 친정에서 살고 있어요. 결혼을 하면서 2년후 거제도 회사 사택에 들어가겠다는 목적으로 집도 준비하지 않고 일단 결혼식만 먼저 올렸어요. 근데 신랑 회사 1년 반 정도 다닌 요즘 회사 더이상 못 다니겠다고 아우성입니다.
사무실 사람들 정말 미치도록 싫고 거제도 싫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회사로, 제가 있는 부산으로 직장을 옮기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계획만 잔뜩 얘기하고 매일매일 당구치고 tv보고...결혼 6개월째인데 저한테 노력하는 모습 한번도 보여 준적 없습니다. 매일 회사 나오겠다는 그런 말만 하고.
지난달에는 느닷없이 금융자산관리사 자격증을 어떤 회사 회원을 가입해서 따게 되면 자격증 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그걸 하고 싶다고 했어요. 나름대로 회사를 나와야 하고 또 다른 수입을 걱정했겠죠. 회원비가 만만찮아서 이것저것 캐물어서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꼭 따고 싶데요. 그래서 신랑 답변도 시원찮고 해서 제가 그 회사로 전화를 해서 꼬치꼬치 상세하게 내용을 알아보니, 괜찮더라구요. 아뭏든 신랑과 몇일동안 신랑이를 벌인 후 자격증 따 두면 이모저모로 좋을 것 같아 동의를 했었죠. 근데 그거 하면서도 그렇게 다투었으면 보란듯이 공부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책 제일 얇은거 딸랑 하나 들고 내려 갔는데 책 펼쳐 봤다는 얘기 전혀 못들었슴돠. 정말 속에서 천불이 납니다.
계획을 세웠으면 무슨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 줘야 하는거 아닙니까. 매일 tv보고, 당구장 가고 pc방 가고, 볼링치러나 가고. 정말 신랑이지만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게 안되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겠다는 맘으로 한 우물이라도 파든지요.
차라리 저도 거제도 내려가서 살림 시작하고 싶습니다. 근데 죽어라고 거제도는 있기 싫다고 못 내려 오게 합니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준비해서 다른 회사에 옮겨 갈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기를 하던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말만 무성합니다. 정말 속상합니다.
토익 점수도 낮아서 원서 내밀대도 사실 없습니다. 그래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얘기 해서 겨우 지난달 토익 시험치러 갔습니다. 당연히 엉망으로 치고 왔겠죠. 그러면 자극이라도 받아서 이번달 시험 최소한 준비라도 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토익시험 원서만 넣어 놓고 시험치러 다니면 누가 토익점수 거져 준답니까! 근데 귀에 도저히 말이 안 들어 갑니다.
저도 이런 잔소리 하기 싫어 참고 참는 편인데 정말 미치겠습니다.
어제는 늦게까지 당구를 치고 있더라구요. 오늘 조금 늦게 출근한다고 마음 풀어 진거겠죠. 12시를 넘기니 정말 속에서 울컥하는게 치솟더군요.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요.
1시30분에 전화하니 당구장이데요, 너무 화가 나서 이제 나한테 전화할 생각 마라하고 끊었죠. 그리고 좀더 치다가 마무리를 했는지 2시 못되어서 전화가 오더군요. 몇통을 안 받고 있다가(뻔히 똑같은 말 저는 할테고 싸울거 뻔해서요) 전화 받아서 얘기를 했죠.
그런데 신랑 하는말 '내가 그렇게 너한테 못난 놈이가! 오랜만에 당구한 게임 치는 것도 맘대로 할 수 없나!' 이러는 것입니다. 제가 당구 친다고 뭐라 합니까! 자기 할일 할짓 해 놓고, 뭐 놀면 뭐라 합니까! 결혼 하고 한번도 그런 모습 찾아 볼수도 없고 노력하는 모습도 안 보여 주는 그 자체가 화나고 싫을 뿐인데 사오정처럼 딴소리 삑삑 해댑니다.
그러면 차라리 정말 거제도에서 일이나 하고 다른 생각은 말던지요. 평생 이렇게 주말부부로 살려면 뭐하러 결혼했답니까!
정말 말도 안 통하고 혼자서 똑부러지게 하는일 없고 답답해서 미치겠습니다. 정말 부모가 자식한테 죽어라 공부해라 하는데 자식 말 안들으면 부모 마음 이렇게 뿌셔 지는게 제 마음과 비슷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동갑입니다. 남자는 어린애라고 어른들께서 말씀하시던데, 정말 자기일 알아서 계획세워 똑 부러지게 척척 좀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잘 해달라는게 아니고 그 사람의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고 믿음만이라도 가질 수 있다면 정말 저도 이렇게 다투며 살고 싶지 않습니다.
주부님들 좀 특이한 저의 주말부부 상황이지만, 제가 잘 못된건가요! 제가 너무 남편을 기죽이고 있는건가요!
저 너무 답답합니다. 이럴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말씀좀 해 주세요. 저 시집와서 정말 속병나서 제명에 못 죽을것 같습니다. 시댁일로 속 썩이지 않으면 신랑이 이러니 저는 도대체 어디를 의지 하고 살아야 합니까...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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