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은 새벽 2시에 들어왔습니다. 연구원으로 일하는데 공학박사여서 주로 실험을 합니다. 그래서 실험장치를 걸어놓고 있다보면 실험이 끝나야 집으로 올수가 있구요. 그래서 늦을때가 많습니다. 당연히 몹시 피곤해 하구요.
그런데 시부모님을 그걸 아시는지 모르시는지...어떻게 자기 아들을 저렇게 종 부리듯이 부리는지...
오늘 모내기를 한답니다. 그래서 꼭 남편보고 내려오랍니다. 일해야 한다고...저도 일 하지 않는다면 같이 오라고 했겠죠. 전 직장 다니니깐 그나마 그런말 하지 않았겠지만...남편은 그래도 특별한 일이 있으면 쉴 수가 있는 일이라 그냥 당연히 내려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은 신랑의 강의가 있는 날입니다. 대학에...오후에 있는데 그래도 오라고 하시니깐 신랑 어쩔 수 없이 새벽에 시골로 갔습니다. 새벽 2시에 들어와서 5시에 일어나 첫차 타고 갔네요. 하루 3시간의 수면으로 사람이 어떻게 살 수 있겠어요. 안그래도 요즘 자꾸 귀뒷쪽의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며칠째 병원에 다니고 있고 찜찔하고 주사맏고 하고 다니는데 어떻게 일하고 있는 사람한테 모내가하러 오라고 하시는지...
아침에 떠지지도 않는 눈 겨우 떠서 지친 몸으로 시골내려가는 신랑을 보니 마음이 얼마나 아프던지...
우리 신랑 너무 좋은 사람인데...저한테도 너무 잘하는데 저라다 쓰러지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어떻게 부모님이 자식생각을 저렇게 안하시는지...왠만하면 피곤한데 오지마라고 하실텐데...끝까지 오라고...저희가 또 시집의 쌀을 갖다 먹거든요. 그래서 신랑은 우리가 쌀이라도 갖다 먹을려면 가서 도와드려야 한다고....그깟 쌀 사다 먹으면 되는거 아닙니까? 참...치사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얼마전 시댁가서 쌀을 가져오는데 아버님 하시는 말씀...너거가 돈 벌어서 사먹지 쌀을 왜 가져 가노...그러시는 것 있죠. 입에서 곧 한마디 나올려고 하는데 간신히 참았네요.
우리 신랑...고등학교때부터 박사과정 마칠때까지 집에서 돈 한푼 안대 줬다고 합니다. 장학금타고 아르바이트하고 그렇게 해서 학비 대고 학교 다녔다네요. 집에서 용돈 한번 박은 적 없답니다. 한참 학교 다닐적에 그런 생각도 했답니다. 자기가 혹시 주어온 자식 아닌가 하고....그정도로 자식들한테 모질게 하셔놓고는 그깟 쌀 때문에....부모 자격이 없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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