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때 제가 저희 신랑이 소파맨이라고 말씀드렸져.
그런 사람이 그래두 유일하게 팔 걷어붙일때가 있는데여 ... 저희 딸네미한테 컴 가르킬때랑 공부 가르칠때임다.
올해들어 부쩍 애하고 마니 놀아주는 덕에 제가 마음 한켠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져. 주말에는 둘이 내보내놓고 낮잠도 즐기구 요즘들어 좀 사는것처럼 삽니다.
근데 이 아저씨가 어제 저녁때 그러더군여. 주말에 낚시나 갈까 한다구 금욜 저녁에 출발해서 일욜 오후쯤 온답니다.
그래서 전 오늘 아침에 회사에 오자마자 주말여행상품 알아보고 다녔져. 저희 딸네미하고 둘이 오붓하게 여행다녀오려구여. 전남보성 차밭에 가는게 있었는데 넘 타이트해서 애가 힘들것 같구 그래서 당일코스로 대관령 양떼목장이랑 전나무 천연수림에 다녀오는걸로 하기로 했습니다. 애들은 동물 조아하쟎아요. 또 동해바다도 가까이 있다고 해서.
글구 저희 신랑 낚시가는거 변함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려고 전화했다가 욕만 바가지로 먹었슴다. 버스타고 가니 위험하고 대관령은 아직도 추운데 애를 데리고 둘만 가긴 어딜 가느냐 ~~ 구시렁 구시렁 ~~
제가 자기 낚시가지 말라고 한것도 아니고 둘이 알아서 놀겠다는데 왜 그러는지 참. 한참을 잔소리를 하더니 한다는 소리가 정 심심하면 시댁에 가거나 옆집에 놀러 가랍니다. 열 받슴다. 전 남편없이는 시댁아님 옆집밖에 못간답니까.
저 사실 저희 신랑이 흔쾌히 찬성할줄 알았거등요. 저희는 전등하나 끄는것부터 물건 사는것까지 참 마니 아끼고 사는데 유일하게 사치를 부리는곳이 바로 여행이예여. 작년에도 한 사오백마넌정도 쓰지 않았나 싶네요. 인천연안 섬들하구 동해안쪽은 모두 다 싸악 ~
그런 사람이 무조건 자기하고가 아님 안된다길래 욱하는 마음에 일을 저지르고 싶었슴다. 하지만 저희 애가 아직도 중이염이 완전히 낮질 않아서 안즉도 일주일에 두번씩 이비인후과에 다니는터라 괜히 갔다와서 나빠지면 어쩌나 걱정도 되는군여.
오히려 천연림에서 조은 공기 마시면 조아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 저푸른 초원에서 양하고 놀면 무지 조아할텐데.
저까지 오락가락 헷갈리는군여. 그냥 주말에 집에서 애하구 왠종일 놀이터에서 놀아야 하나 싶슴다 ... 기어다니는 개미나 보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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