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
좋은 달이죠.
경조사비가 만만치 않아서 그렇지..
오월 어느날 어버이날은 다가오고 시골계신 시어머니 선물을 뭘로 할지는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시어머니 현금이 최고 ..
워낙 가난하게 살고 계시므로 선물보단 현금으로 용돈해 쓰시고 싶어 하신다.
그날따라 밉게만 보이던 시어머니가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수십년간 홀로 되셔서 자식들 도외지로 내보내고 혼자 생활하시니?
시골로 내려가서 뵙고 오는게 당연하지만 워낙 멀고 교통비도 만만치 않다.
시어머니 통장으로 20만원을 큰맘먹고 입금시켜 드렸다.
신랑한테 말은 안했지만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했다.
근데 몇일후 신랑이 송금시켜 드렸냐고 물었다.
그리고 얼마 송금시켯는지도 물었다.
내가 사실대로 말했더니,신랑은 왠여자가 이리 간이 크냐?하는 표정이다.
그래도 흐뭇한가 보다.
시간이 흘러 오월도 거의 다가고 몇일 안 남고 급여일은 몇일 더 있어야 하는 어느날,
쌀이 떨어졌다.
시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쌀좀 보내 주십사~말씀 드리려고 했지만 아쉬운 소리는 절대 못하는 체질.
그냥 어뚱한 말만 하다가 끊었다.
다시 신랑한테 부탁을 했다.
"자기가 전화해서 좀 보내달라고 해봐~"
근데 우리신랑 왈
"그냥 사먹자"
하지만 내 머릿속엔 어느정도의 본전생각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리고 월급날도 아직 많이 남았는데,통장잔액은 딸랑딸랑 소리를 내고 있었다.
카드로 결제하자니 다음달 부담으로 넘어가고..
나는 신랑을 졸랐다.
시달림에 지친 신랑 왈
"다시 전화해서 쌀값 보내드린다고 하고 쌀 좀 보내 달라고 해봐"
그럴바엔 그냥 사먹는게 낫지 않겠는가?
내가 어처구니 없어 하니,
신랑 왈
"아이고~이 맹꽁아! 그러면 어머니께서 그냥 놔두라고 할것 아니냐"
나는 신랑의 잔꾀에 신이 났읍니다.
당장 전화를 했읍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그냥 놔두라는 말씀은 안계셨고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버렸죠.
우리신랑 괜히 미안해서 안절 부절
그런 신랑 보니 나도 더이상 화낼 입장은 아니였읍니다.
내가 괜시리 공짜를 바랬기에 이렇게 화낼일도 생겼지 않나싶어서 나를 반성했읍니다.
저 정말 웃기죠.
전 이번의 교훈으로
경조사 정말 제 능력껏만하고 공짜 바라지도 말기로 다짐했답니다.
지금 당장 나를 욕한다할지라도 먼훗날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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