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메일로 보내려고 하다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글을 올리는것은 다른사람들의 의견도 듣고 상담도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올립니다. ken님의 글을 보니 남자만 바람피는것도 아니네요. 제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결혼 8년에 마흔을 눈앞에 두고 있고 남편과는 동갑이고, 자녀둘이 있고 그런대로 살려고 버둥거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소개로 만난 남편에게 첫눈에 반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저는 남편만 정신을 차린다면 다시 추스리고 일어설 것이며 남편의 모든 잘못을 용서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결혼당시 남편을 위해 무슨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남편을 위해서는 죽을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뜻하게 대해주고 다정한 음성은 무조건적으로 남편에게 빠져들게 했습니다. 처음부터 맞벌이를 시작한 저는 자식둘을 시어머님께 맡기고 아침 저녁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지금까지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너무너무 힘들고 죽을것같지만 남편은 요즘세상에 직장잡기가 얼마나 힘든지 아냐고 하면서 절대 그만두지 못하게 합니다. 참고로 저는 고졸이고 어쩌다 운이좋아 직장을 잡게되어 현재까지 다니게 되었지만 요즘처럼 실력이 넘치는 세상에 솔직히 따라가기도 벅찹니다. 야근도 많고.. 하지만 자식은 둘이나 되고 전셋집을 겨우얻어 사는 형편에 쉽게 그만둘 수 없는 형편입니다. 이런 형편에 남편은 얼마전 다니는 회사(영업)를 그만두고 노래방을 시작했습니다. 회사를 너무 힘들어 하길래 마침 노래방을 시작하고 있었고 해서 힘들면 노래방만 하라고 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남편이 바람난 건 노래방을 시작하고나서 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아무 의심없이 지냈는데 올 4월말쯤 첫아이가 학교급식에 엄마가 당번이라고 하여 직장에 조퇴를 하고 일찍왔습니다. 집에 잠깐 들렸는데 남편은 밤장사를 하니 자고 있었고 핸드폰에는 문자메세지가 와 있었습니다. 보이는 화면에 "오빠 힘들어....."그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핸드폰 발신전화를 했더니 여자가 "여보세요"하더군요. 너무나 가슴이 떨려서 전화를 끊고 남편에게 전화하는 여자가 누구냐고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처음엔 아니라고 딱 잡아떼더니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내가 전화만 했는지, 직접 만났는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남편말은 이미 만나고 있다는 증거였습니다. 너무 기가 막히고 눈앞이 캄캄하였습니다. 그래도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하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노래방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는데 나는 돈이라도 챙기면 남편이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노래방 수입 지출을 체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수입까진 넘겨받지 못했습니다. 마음은 그러고 싶었지만...그리고 노래방에도 자주 갔습니다. 남편은 너무나 싫어했지만 직접보지않으면 내가 미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을 체크하기 시작했습니다. 며칠전 자고있는 남편의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남편이 벌떡 일어나더니 핸드폰을 집어던져서 깨트렸습니다. 그 핸드폰은 얼마전 새로 구입한 것입니다. 산지 한달도 안된건데. 노래방바로 윗집에 핸드폰가게를 오픈했는데 남편은 쓰던 핸드폰이 망가진것도 아닌데 새로 구입을 했더군요. 당신이 망가뜨렸으니 다시는 사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또 핸드폰을 구입했고 한동안 보지 않다가 오늘아침 새 핸드폰을 열어보았습니다. 이 상황에 제가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행동할 수 있겠습니까.. 새로산 핸드폰을 열어본 순간 저는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것 같았습니다. 핸드폰의 모든기능에는 비밀번호를 입력하게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기능이 있는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남편은 카드도 5개를 사용하고 있고 저몰래한 대출도 있습니다. 집으로 대출내역서가 와서 제가 보관하고 있습니다. 카드를 하나만 사용하라고 해도 장사에 필요한거고 알아서 할테니 걱정말라고 합니다. 노래방수입을 체크한다해도 다른 데서 펑크가 나는게아닌지 걱정되고 그냥 직장다니며 아이돌보며 살기도 벅찬데 힘들어 미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남편이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하고 나에게 돌아온다면 저는 다 용서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돈은 벌면 되니까. 지금부터라도 착실히 하면 되라라 생각합니다. 제가 못챙긴 죄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시어머니께는 잘하는 편입니다. 아이들한테도 왠만큼은 신경씁니다. 이혼할까도 생각했습니다. 제가 남편이 아무리 좋아도 저싫다는 사람과는 살기 싫거든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아직 8살, 4살된 아이들은 누가 돌볼것이며 학교 전학문제도 있고 다니는 학원도 그렇고 아무튼 아이들이 젤 걱정이었습니다. 저는 이혼하면 절대 아이들을 남편에게 맡기지는 않을 것이니까요. 지금은 시어머님이 잘 봐주고 계십니다. 두서없이 글을 올립니다. 아직도 할 말이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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