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신랑한테서 전화가 왔다.
전화음이 왕왕거려서 어디냐고 물었다.
화장실이라고 했다.
소리가 울려서 그랬던 것이다.
그리고 대뜸 돈 좀 있냐고 물어봤다.
없다고 하면서 왜그러냐고 물었더니,
신랑은 우물쭈물 더듬다가 형님이 빌려달라고
한다고 한다.
카드대금이 연체라서 갚으려고 한다고........
신랑도 남보기 부끄럽고 해서 화장실서 전화를
했나보다.
만약 전화상으로 내가 신경질이라도 내게 되면
직장동료들 보기 민망키도 할것이다.
그래서 화장실에 숨어서 전화하면서 내게 사정하는듯
하다.
불쌍한 신랑.
하지만 돈이 없는걸 어쩌겠냐고 했더니, 적금 찾는날이
언제냐고?물어본다.
적금탄 돈은 친정에서 빌려 쓴돈 갚아야 한다고 했다.
벌써 장인께(내겐 친정아버지) 갚는다고 말했다고 했다.
신랑은 한숨쉬면 전화를 끊었다.
퇴근해서 온 신랑은 내게 온갖 아양을 떤다.
이유를 내게 모를리가 있나?
하지만 내 결정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신랑한테 들어 내놓고 안된다고 하진 않았다.
돈이 없으니 어쩔수 없는 상황이지 않느냐는식으로 대응
한다.
신랑은 넌지시 한마디 던진다.
주식 가지고 있는거 팔면 안될까?
지금막 오르는데 어떻게 파냐고 반문했다.
신랑은 다시 쭈물대더니 현금서비스 좀 받으면 안될까?
한다.
어림도 없는소리.
저녁을 먹고 나니 tv에서 카드대금땜시 자살한 사람들
이야기로 가득하다.
우리 아주버님 가진건 아무것도 없으면서 열심히 일해서
번돈을 너무 쉽게 쓰신다는걸 온식구가 잘알고 있다.
지금은 그렇다치고 노후엔 어쩔샘인지?
내가봐도 걱정이다.
반반한 직장도 없으시면서 ........
저번 제사때 아주버님이 사업 운운하실땐 가슴이 철렁했다.
아무것도 모아둔게 없으시면서 사업하겠다는건 형제들이
도와 달라는 건데...
시댁은 시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가난하게 육남매가
서로 의지하며 살았었나보다.
다른 형제들은 이제 그런대로 기반 잡고 사는데
이 아주버님만 아직 결혼도 않고 대충 살고 있다.(나이41세)
손벌리는 아주버님들 (또 다른 아주버님이야기는 저번 글에서
올린적 있음)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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