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저희 시엄니가 준비 시작할때 안주고 안 받자는 말을 하길래 그말 그대로 믿었다가 눈물 쏙 빠지게 전화로 혼나고 그 뒤로 시엄니한테 전화하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게 되씀미다. 역시 액면가로 믿으면 안되는 말이었어요.
나중에 저희 집에서는 해줄거 다해주고-예단은 돈으로 했죠, 그래도 이불은 해야한다고 무슨 누비이불이 젤 좋다나...하는 거랑 오리털이랑 뭐랑 해서 보내구요. 이바지 음식도 저희 엄마가 직접 장봐서 (장만 보는데 한 200마넌드러따더군요.) 직접 해보내시구요... 밍크 코트에, 명품 핸드백에, 뭐 그런건 못했지만 (^^;) 그래도 기본적으로 해야할거는 다 한것 같은데. 어느날 하루는 저희 엄마가 울면서 '내가 병신딸 치우는 기분이다'고 하시더군요. 저도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근데 신랑네서는 전세금은 커녕, 제 금반지하나, 저고리 한벌을 안해주더군요. 제가 혼난건 신랑이 자기 엄마한테가서 함은 어떡하냐고 물어봤다고 저한테 전화해서 그 난리를 친거랍디다. 전 함같은건 구경도 못해본거죠, 그러니까. 신랑이 무슨 말하면 그게 다 제입에서 나온 말인줄 알더라니깐요. 그니까 안주고 안받는게 아니라 당신은 다 받고 저한테 해주기 싫었던 모양이에요.
일단 그 이후에 어떻게 됐냐구요?
집은 대출로 구했죠. 가구랑 가전제품은 최소루 했구요. 결혼식 비용도 신랑집에서는 한푼도 안냈어요. 그리고 저희 신랑이 저의집 데릴사위가 됐죠. 자기 엄마가 심하다고 스스로도 알게되더군요. (첨엔 몰랐어요.) 저의 엄마가 한마디도 안하고 직접 하시는거 다 보더니 자기 엄마랑 비교된다고 그러더라구요. 제가 운이 좋았던거 같애요. 전 주말마다 저의 집에 가요.
전 시댁에 전화도 안해요. 시어머니한테 전화하면 그날의 설움이 생각나서 하기 싫어해요. 명절때 외에는 절대 안 가구요. 신경도 안써요. 그렇게 멍든 가슴은 쉽게 안 났더라구요. 그러면 시어머니가 가끔 잔소리하지만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요. 그리고 저희는 안팎으로 벌어서 돈이 빨리 모이지만, 그래도 시댁에는 무슨 날 아니면 돈 안 보내요. 없을때 그렇게 쥐어짜서 해드렸으면 된거 아닌가 싶어요. 결혼할땐 얼마나 힘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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