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가끔 아주 가끔, 그사람의 홈페이지에 갑니다.
있는 줄도 몰랐는데, 프리챌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죠.
저번주 까지만해도, 그 사람과 그사람의 여친의 사진이 홈페이지 첫페이지에 걸려있었는데,
속으로, 둘이 정말 안 어울린다... 라거나, 이 여자보다 내가 훨 낫다.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신랑과 제 결혼사진이 걸려있는 홈페이지를 다시한번 살펴보곤 했습니다.
오늘도 그 사람의 홈페이지에 갔습니다. 첫화면이 열림과 동시에 기분이 이상해지더군요..
하얀웨딩드레스를 입고있는 여자와 턱시도를 입고있는 그...
한동안 아무런 생각도 나지가 않았습니다. 사무실에서 멍하게 몇분동안 앉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교 4학년때, 동갑내기였던 그에게 '결혼'이라는 단어를 꺼냈을때.. 그는 결혼은 먼 훗날의 이야기라고 했었고, 자신은 아직할 일이 많다면서 절 슬프게 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결혼이라는 것이 그리 서두룰 필요도 없고, 때가되면 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당시에는 그 사람의 말이 좀 충격이었습니다.
지금 그사람,, 올해 대학을 졸업했겠군요.
대학다닐때는 그 사람과 함께하는 평생을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하긴, 제가 먼저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이렇게 살고 있으니, 뭐라 할 말은 없군요....
그동안, 결혼생활이 좀 힘들거나 하면, 그 사람에게 내가 잘못해서 내가 벌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그사람에게 전화해보고 싶었던 적도 정말 많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부터 그사람 홈페이지에도 가지말고, 제 신랑에게 더 잘해야겠지요....
모든 이성적인 생각과 행동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그게.. 그리 쉽게 되질 않네요....
오늘 그냥, 기분이 이상하고,, 제 마음을 이제는 완전히 정리해야될때인것 같아서요...
신랑에게 전화해서, 사랑한다고 말해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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