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제 소개를 짧게 하지요.
저는 이제 50을 넘긴 나이로 남자입니다.
몇년전 모기업 총무부 부장질을 하다가 퇴직을 해서 이제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며 벌써부터 말년을 준비하는 신세가 되었죠.
마누라하고는 띠동갑보다도 한살 많은 13살 차이니까 님과 비슷하게 나이 차이가 많군요.
하던 도둑질이 회사 잡다한 관리일 때문에 컴퓨터하고 씨름하던 짓이라 마누라가 아직도 가계부 적는 것이 안쓰러워 이 사이트를 찾았고 서툰 솜씨로 마누라 가르치다가 우연히 님의 사연을 읽게 되었고 웬일인지 남의 일 같지 않고 또 내 딸은 물론 이제 초등학생이니 가당치도 않지만 딸 같기도 해서 조언이 가능할 것 같아 몇 자 적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헤어지세요.
이유는 위에 조언하신 여러분과는 사뭇 다릅니다.
위에 언급하신 여러분들은 너무 지나치게 여자 입장에서, 그리고 지나치게 님의 입장에서 말씀들을 하셨지만 제 의견은 그 반대입니다.
위에 조언하신 여러 분들의 입장이나 경험을 무시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님의 글은 너무도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군요.
조언을 다신 분들은 그 글에 지나치게 동조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님이 이런 내용의 글을 적으셨는데 이런 형태의 답글이 나오는 것은 어쩜 당연하지 않을까요?
"1 + 1 은 무엇일까요? 도대체 답답해 죽겠어요"
이런식으로 글을 올렸는데 답이 3 이나 4 가 나올 수 있나요?
어떤 분은 님의 남자를 '선수'라고까지 함부로 매도했는데 과연 지금 만나시는 그분은 어떤 분인지 님의 글만을 보고 알 수 있나요? 지금 만나시는 남자분도 님의 글에 찬성하실까요?
글을 올리신 님이나 그 글에 답하고 매몰찬 답을 하신 분들이나 참으로 위험한 장난을 하고 계신듯 하군요.
여기서 인생의 지침을 얻고자 하는 님의 의도에 오히려 동정이 가는군요.
저도 지금 마누라하고 처음 직장에서 만나서부터 결혼하기까지 너무 힘들었습니다.
지금 마누라가 이글을 읽고 제 이야기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10여년전 기억이 새롭군요.
너무 많이 싸웠고 힘들었고 여러 번 헤어짐을 결심했었읍니다.
저로서는 이해도 안 가는 이유가 당시에는 싸움의 재료였죠.
지금은 마누라도 철(?)이 들어서 너무 행복하고, 나이든 사람과 나보다 좀더 젊은 사람의 조화가 참으로 신기하고 상호보완적인 것 같아서 참으로 잘한 결혼이라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왜 헤어지라고 했냐구요?
제 마누라는 그래도 저를 참으로 사랑했습니다. 적어도 저는 지금도 그렇게 믿습니다.
이 나이에 사랑이란 유치하고 부질없다고 생각이 들지만 아니에요.
그건 최종 순간에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마지막 동아줄 같은 것이니까요.
님은 그런데 그것이 아닌 것 같군요.
상대를 의심하고 신뢰하지 못하고 있군요.
그러니 헤어지라고 할 밖에요.
사랑하지 않고 그저 습관적으로 정이 들어서 만나는 것이라면 헤어져서 얼마든지 더 좋은 조건의 남자 만날 수 있어요. 적어도 님은 나이라도 젊으니까...
이런 글을 적으셨으니 그 분석이 적어도 허무맹랑하진 않겠죠?
님이 고민하고 계신 것은 딱 두 가지 군요.
그분의 과거와 그리고 현재 그분의 술집 출입?
그 외 부수적인 것으로 신뢰성이랄까 혹은 나이차이 같은 것...
그분의 과거가 복잡하다고요?
그럼 그분이 일년 반 동안 님을 바라보았을 때 님의 남자 친구의 존재는 그분에게 어떠했을까요? 그분이 많이 고민했다고요? 그 남자 친구하고는 어느 정도 사이였나요?
적어도 님은 과거가 없는 것은 아니군요.
과거가 그렇게 큰 문제가 됩니까?
또...그분이 거짓말을 했다고요?
위에 조언하신 분들은 어떤 생각으로 말씀하셨는지 모르지만 그런 것을 곧이곧대로 말하는 남자, 여자가 있습니까?
위의 주부님들은 자신의 과거를 다 고백하고 결혼하셨나요?
신뢰성이 의심이 간다는 것은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말씀해 보세요.
저는 지금은 거의 기회가 없지만 직장 시절에 소위 룸싸롱이라는 곳을 더러 가보았습니다. 납품업체들이 소위 접대한다고 가는 곳이죠.
지금은 돈이 아까워서 발을 끊었지만 제 돈이 아니면 얼마든지 좋았던 곳이죠.
젊은 여자들이 나와서 시중을 드는 곳이고 비싼 양주에 늘씬한 무희가 있고...
저야 지원부서라 별로 자주는 아니었지만 영업하는 친구들은 거의 매일 드나들 수밖에 없는 곳이었죠.
님의 그분은 혹시 사업을 하시나요? 아니면 영업부서에 근무하시나요?
그렇다면 더욱이 어쩔 수 없이 가야 되는 곳이 그런 곳입니다.
참으로 남자들의 세계를 모르는 여자 분들이 함부로 매도하는 것을 묵과하기 힘이 드는군요. 어느 분이 말씀하셨죠. 그런 것은 중독이 되는 것이라고..... 그래서 끊기 힘들 것이라고.
왜 여기는 사회 경험이 있는 남자들의 의견은 없습니까?
실패한 여자들의 경험만이 님의 앞날을 밝혀야 합니까?
남자들 룸싸롱 간다고 다 오입쟁이 난봉꾼입니까? 그런 곳에 간다고 남자들 다 오입합니까?
여기 남자 분들 계시면 말씀 좀 해 보세요.
다 처자식 먹여 살리기 위해서 갔던 곳이고 십분 양보해도 그것은 처절한 생존 투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남자들의 목숨 건 전쟁의 휴식처입니다.
그런 곳에 가는 것이 사랑하는 마누라 배신하는 행위입니까?
님은 아직 어려서 그런 것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상대를 믿지 못하는 님의 자세라 할 수 있군요.
중요한 것은 나이차이도, 그분의 과거도, 또한 그것을 숨겼던 그분의 위선도 아닙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믿지 못하고 이런 글을 올리는 님의 마음입니다. 결국 불특정 다수에게 상대가 처절하게 매도당하게 만든 님의 행동이 그분에게 더없는 죄악일 수 밖에 없습니다.
부디 헤어지세요. 님은 그분을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혹... 그 분의 조건이 마음에 듭니까?
학벌, 집안, 성품이 마음에 들어서 만나나요?
그런 조건이 마음에 든다면 더 좋은 사람은 얼마든지 많습니다.
인기가 많다고 했죠?
그러면 부디 그분과 헤어지고 더 좋은 조건의 새로운 남자를 만나세요.
꼭 사랑하고 또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과 만나세요.
님은 사랑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적어도 님은 아니군요.
그분이 불쌍합니다.
그분 나이에 최소한의 사랑이 없는 님과의 만남은 그분을 더 이상 구제할 수 없는 구렁텅이로 빠뜨릴 수 있습니다.
그분에게 최소한의 상처로서 잊을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세요.
님을 사랑한 것으로 보이는 그분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내일 가게에 일찍 나가봐야 하는데 마누라가 왜 안자냐고 잠꼬대처럼 말하는군요.
저렇게 귀여운 마누라하고 헤어졌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만 해도 섬뜻하군요.
님은 아니에요.
왜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습관 때문에 고민하세요?
고치면 되는 것이 습관인 것을...
부디 그분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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