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예전에 돈 좀 아껴보려고 잘한다는 그 시내 미용실을 제쳐두고 집앞 동네 미용실을 갔었거든요. 근데 제가 간 날 주인이 새로 바꼈었던거예요. 예전 아줌마는 무쟈게 친절하고 싸게 잘해주셨는뎅..
그래도 어쩌겠어요. 다시 나올 수도 없구...
제가 긴 생머리였는데 코팅이랑 스트레이트 해달라구 했더만...그 아줌마 曰 "스트레스는 왜 할라구래? 안해두 되겠어"
라고 하시더라구요. 참,네 스트레이트를 스트레스로 발음할 때부터 알아봤어야했는데...
그래도 해달라고 했더니...자꾸 스트레스 할 필요없겠구만...투덜거리시더니...
아주 엉성하게 하더라구요 빗질하는 폼이 영...
글구 다른 미용실은 다 코팅을 먼저 해주고 그 다음 스트레이트를 해주는데..이 아좀마는 스트레이트부터 하는거있죠?
제가 왜 코팅을 먼저 안 해주냐고 했더니.. 스트레스 한 다음에 한다나 뭐래나...(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아좀마 코팅이 뭔지도 잘 모르는게 아니었나 싶어요)
암튼 어설픈 스트레이트를 두어시간 한 다음에 아줌마 하는 말이.....염색을 하라는거예요. 코팅이나 염색이나 그게그거라구 하면서...
싸게 해준다구 함시롱... 그때 휘말리지 말고 계속 코팅으로 밀어붙었어야했는데...
색깔을 고르라길래 자주빛이 약간 도는 염색약을 골랐어요.
진한거 싫구 아주 연하게 살짝 해달라구 했어요.원래 코팅 색깔이 연한 자주빛이거든요.
그 아줌마... 나름 대로 열심히...(제 얼굴이랑 목에다가 염색약 잔뜩 묻혀가면서...)하더이다.
염색을 싫어하는 편이라 처음 해보면서 기대를 했었는데...전 머리 감고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연한 자주빛이 아니라 진한,아주 불타는 빨강색이었던거예요.
빨강머리앤 저리가라더군요. 기가막혀~
제가 어이없어하니까 아줌마가 머리를 감으면 연해지니까 괜찮을거라고 하더라구요.
미심쩍구 황당해서 막 화를 내고싶었지만......(제가 누구한테 따지는거 잘 못해요. 시장가서도 물건값 깎지를 못해 부르는 대로 다 내서 차라리 첨부터 맘 편하게 마트를 갈 정도죠)
이제와서 싸우고 따져봤자 뭐하나...그냥 여길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져.
그때가 겨울의 어느 토요일오후였는데 2시에 와서 저녁 6시가 넘도록 그 어설픈 아줌마한테 머리를 맡기고...난방도 안돼서 오돌오돌 떨면서 ...머리도 찬물로 감구....
빨리가서 따뜻한 물로 머리 감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돈 달라는 대로 주고 도망치듯 나왔어요...(예전 아줌마 보다 딱 두 배 더 받대요. 머리도 진짜루 지지리도 못하면서...)
돈도 아깝구..집에 왔더니...저희 부모님이 마구 뭐라고 하더라구요. 그 머리에 월요일날 회사갈꺼냐구....속으론 걱정되면서도 감으면 다 빠진다고 아무렇지않은 척 애기하구...그 날밤 머리를 거짓말 안 보태고 한 20번 감았을거예요.
근데 아무리 봐도 여전히 새빨간색이지 뭐예요.하는 수 없이 바로 염색약 사서 덮었어요..
근데도 어찌나 빨갛게 됐는지..덮어지지도 않더라구요.
그래서 그 다음날 일요일날 염색을 또 했죠.
그래도 빨간색이 어찌나 진했던지 회사가서 사장님이하 간부들한테 은근히 갈굼 당했어요... 회사 고만다니고 싶냐나 뭐래나...
제가 비서실에 있거덩요. 그 분들 보기에 빨간색(염색을 했는데도 티가 많이 났어요)으로 염색하고 나타난 제가 얼마나 한심해보였겠어요.
그렇다고 구구절절이 이러저러해서 그렇게 된거다..말하기도 뭐하구..
원래 머리카락도 가늘고 약했는데..그 때 얼마나 염색을 많이 했던지 머리가 다 끊어지고 상해서...그 얼마 지나지않아서 10년 길러온 생머리를 짧게 자를 수밖에 없는 아픔이 있었답니다.
벌써 1년이 지났는데 그 때 왜 그 아줌마한테 한 마디 찍소리 못하고 왔는지 지금도 너무 억울하고 후회가 돼요.
그 미용실..지금은 머리 못한다고 온 동네에 소문이 쫙 퍼져서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합니다. 요금은 시내 미용실 저리가라 할 만큼 비싸게 받으니 누가 가겠어요?
제가 왜 이리도 길고 장황하게 얘기를 하냐면요.......머리도 상품입니다. 소비자가 만족하지 않으면 당연히 애프터 서비스를 해주거나 사과라도 받아야죠.
나중에 저희 엄마가 드라이하러 가면서 그 아줌마한테 회사다니는 애한테 빨강머리를 해놓으면 어떡하냐고 한소리 하셨더니 그 아줌마 제가 회사원인줄 모르고 학생인줄 알고 그랬다네요. 참나! 그게 말입니까 막걸립니까? 제가 이십대 후반인데... 글구 학생은 지맘대로 빨강머리 만들어도 된답니까???
에휴~
아직도 한이 되서리 ^^
님아! 전화오면 확실히 항의하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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