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과 헤어지고 나서 더 좋은 사람 못만날까 걱정하시는 걸로 봐서 나이가 좀 있으신가봐요.
글쎄요. 결혼이란...결혼하고 나서도 더 좋은 조건의, 이상형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지금의 남편과의 결혼을 후회하지 않겠다고..이사람과 나의 한번뿐인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확실한 마음이 들때, 하는게 결혼 아닐까요...흔히들 그러죠...결혼은 현실이고 생활이다, 사랑하는 사람과는 하지 않는게 결혼이다 등등...네...결혼해서 두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경제력 등이 중요하죠. 하지만 어려운 일을 당할 때, 또는 마음이 힘들 때, 정신적으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게 젤 중요하다 싶습니다.
저는 5년 연애해서 6년째 되던 올해 3월에 결혼했습니다. 울아버지는 중산층에 어엿한 사업체도 가지고 계시고, 딸자식 곱게 길러 대학까지 마쳐서, 여느 아버지들같이 당신 집안과 어느정도 수준도 비슷하고 똑똑한 사위를 맞아들이고 싶어하셨죠. 울신랑은 가진 거라곤 막말로 대학 졸업장과 불알 두쪽뿐이었습니다. 제가 울신랑을 아버지께 소개한 즈음...선이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여. 레지던트 마치면 결혼시켜 유학보내겠다는 집, 집안이 대대로 외교관 출신이라 집 등등...물론 반대가 있었죠. 저도 그런 조건좋은 자리가 좋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주위에서 봐 왔던 다수의 남자들이 철없고 진실성이 결여되서 그런지, 사람 아낄줄 알고 성실한 울 남편에게 더 많이 맘이 갔죠. 직장도 아직 없었던 사람, 뭘 믿고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무턱대고 믿고 싶었습니다. 결국,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지금은 조그마한 원룸에 콩닥콩닥 잘살고 있습니다. 가끔 신랑이 속썩여서 마음 상할 때도 있지만요.*^^*
결혼은 그런 거라 봅니다. 그사람이 나고, 내가 그사람이라고 느껴질 때 하는 거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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