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말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터질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여기에 푸념을 털어놓은 글을 보니, 내가 왜 그렇게 쥐어짜며 살았는지, 왜 그렇게 서글픔을 느낄 정도로 아껴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1시간전쯤에 직장에 있어야 할 남편이 무언가를 들고 들어왔습니다. 노트북이더군여. 외근나가는 길에 서대문에서 컴퓨터 수리기사 차림을 한 사내가 잡더니 히타치 노트북을 50만원에 사라고 하더랍니다. 원래 사기로 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서 싼값에 파는 거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현금줬답니다.
포장지를 뜯어 보고나서, 사기당했다고 말하는 남편말을 듣고나서 사지에 힘이 쭉 빠져 버립니다. 연락처도 주지 않아서 어디 가서 말도 못한답니다.
울남편...대학도 명문대 나왔고, 이제 2년차지만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있구여, 자취생활도 10년 정도 해서 생활력도 강한데... 똑똑하고 자취생활도 그정도 했으면 알건 다 알거라고 너무 믿었던 게 잘못인가 봅니다. 가끔 이렇게 사람을 힘빠지게 합니다.
50만원...가벼이 여기는 분도 계시겠지만, 전세대출금을 갚아야하고, 내년 계약이 끝나 돈모아 이사해야 하는 우리에겐 큰 돈입니다. 울시어머니가 겨울 두달동안 내내 노가리 다듬어야 생기는 돈입니다.
노트북...울남편이 너무 갖고 싶어했던 거죠. 하지만 이렇게 바보같을 수가...남편이 넘 밉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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