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총지출을 살펴보니 놀라운 숫자가 보입니다.
둘만 생활하는데도 최소한 이정도 경비는 들어가야겠구나..매달 확인하고 따져보지만 이번 달에도 놀라게 되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결혼한 후, 정작 나에게 투자된 건 없습니다. 옷도, 신발도...돈은 이렇게 많이 썼는데 물질적으로 손에 쥔게 없다니...
돈관리는 제가 하고 신랑은 매달 용돈을 타서 씁니다. 신용카드도 모두 제가 가지고 있구여(신랑이 결혼전에 주식으로 날린 돈때문에 제가 모두 몰수했져..넘 가혹한가여^^..그돈 갚느라 저 힘들었습니다...). 신랑은 그러더군여. 용돈 타쓰니까 오히려 더 편하다구여. 전세집 구하려고 작년말에 대출한 돈 갚느라 저축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내년엔 전세계약도 끝나 어떻게 될지 모를 형편이구...제 나이가 29인데, 더 늦어지기전에 아이도 가져야 할텐데...이래 저래 걱정입니다.
솔직히 부모님 그늘에 있을땐, 돈걱정 한 적은 없었는데...신랑 형편 알고 결혼했지만, 슬슬 걱정이 되네여.
돈관리하는 사람이 돈 더 못쓴다는 말이 맞아요. 신랑은 용돈타 쓰지만, 전 저에겐 도저히 못쓰겠더라구여. 모 사게 되도, 싼 것만 찾게 되고, 헌 옷 고쳐서 입게 되고, 신발도 미혼때 사놓고 맘에 안들어 처박아 두었던 거 신게되고...그러면서도 남편만은 제대로 입히고 신겨 회사에 내보내고 싶어서 며칠전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쌈박한 신발 하나 샀습니다. 이렇게 변한 저 자신에게 놀라, 한편으론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돈 있는 집으로 시집갔다가 철없는 남편한테 구타당하며 사는 친구보다야 가진 건 없지만 저 귀히 여겨주는 남편과 시댁식구들 만난 제가 훨씬 낫겠지만, 가끔씩 느껴지는 서글픔은 어쩔 수가 없네여...
가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가을이 가고 있습니다.
내년 가을, 이시간에 전 어디서 뭘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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