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저녁 부부행복학교는 여지없이 새벽두시의 귀가시간을 주었다.
비싸고 금방 시드는 꽃대신 발렌타인데이이기도 한 가람이의 졸업식을 위해 새벽 두시에 보관해두었던 꽃바구니에 작은 화분하나와 쵸코렛으로 장식을 해서
쵸코렛꽃바구니를 만들어 부엌에 숨겨두었다.
회사에 출근을 했다.
새로운 텔레마케터들을 위한 교육이 있었다.
남편은 꼼짝없이 가람이 졸업식에 갈 수 없다.
예슬이와 함께 쵸코렛바구니를 들고 갔다.
뒤를 돌아보며 우릴 찾던 가람이가 기특하게도 학업상을 받았다. 3년정근상도 받았다.
감사하고 대견스럽다.
친구들과의 헤어짐이 못내 아쉬운 가람이와 함께
예전에 너무 복잡해 못 들어갔던 레스토랑바람막이로 갔다.
옆자리엔 가람이와 친하게 지내던 희석이가 부모님과 함께 왔다.
가람인 정식, 예슬인 치킨까스, 난 생선까스를 시켰다. 생선까스를 다 먹어갈 즈음 나머지 조각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
살짝 불러보여주었더니 깜짝 놀라며 다시 해다준다.
비싸다고 생각했더니 두그릇을 먹게 하시나보다.
가람이와 희석이에게 한조각씩 나누어주며 3만6천원이 그리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고 나왔다.
이모가 보내준 돈으로 쟈켓을 사고 싶다해서 쥬네쓰로 갔다. 아이들앞이라 궁색을 떨수도 없고 악착을 떨지도 못하는 나를 본다.
그냥 달라는 대로 주고 가람이 쟈켓을 샀다.
가방을 사러 들어갔다. 예슬이 가방을 생각보다 엄청 비싼것 같은 기분으로 사야만 했다. 아이들앞에서 싼걸 찾고 흥정을 하는 것이 무척이나 불편했고 눈치가 보였다.
남편의 다 떨어진 가방이 생각났다.
그러나 3만8천원이란다. 3만원밖에 없다.
그냥 나왔다. 다시 들어가서 3만원에 남편가방을 사서 왔다.
조금 기분이 나아졌다.
저녁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물었다.
엄마가 낮에 물건 사면서 흥정하는 것이 불편했냐고.
썩 좋지는 않았나보다.
나도 늙나보다. 아이들 눈치가 이리도 보이니.....
|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