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2년이 좀 지나서야 어머님 생신상을 처음 차려 드렸네요. 이제껏 직장 다닌다는 핑계로 매번 외식을 했는데 임신한 탓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쉰지 한달이 되었답니다. 평소 요리할 기회가 없었는데 한달간 집에서 쉬면서 요리책 봐 가면서 신랑 식사 챙겨주는 재미도 솔솔 하더군요... 그러던 차에 어머님 생신이 다가와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제 성의껏 한번 차려 드려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이 아니면 또 언제 기회가 있겠냐 싶고 어머니들 원래 자신들 생일은 잘 안 챙기시잖아요. (9일후 아버님 생신이 있지만 그건 어머님이 계시니까 그땐 제가 그냥 도와 드리는 걸로 할까 싶구요)
서른이 넘어서야 누군가의 생일상을 위해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했네요. 어제밤부터 오늘 아침에까지 준비해서 시댁식구들 모시고 집에서 점심식사를 했는데 너무나 맛있게 드셔 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 주셔서 괜히 제가 더 으쓱했네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이제서야 했는데도 말이에요. ^^ 신랑도 수고했다고 손을 꼭 잡아 주네요...
하지만 사실 음식 준비하면서 친정 엄마 생각도 많이 났어요. 생신때 제대로 미역국 한번 못 챙겨 드렸는데 올해도 역시 엄마 생신엔 제가 출산조리할 시기가 되어 마음이 좀 울적해요. 신랑에게 잘 부탁해 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하긴 했지만...
아기를 낳고 나면 복직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시간들 감사히 알뜰하게 이것저것 하면서 보내고 싶네요...^^
|
관련글